경제·금융

삼성연 「IMF 구제금융과 한국경제」 보고서

◎구조조정따른 대량실업 대책 시급/정부 실명제 보완 등 금융 책임경영 유도/기업도 경비 재검토/직접자금조달 확대/해외개척 앞장서야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에 긴급자금지원 조건으로 저성장기조와 긴축정책을 요구할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향후 우리 정부는 구조조정에 따른 고실업문제 해소와 금융·외환시장 조기안정을 당면과제로 안게 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IMF구제금융과 한국경제」라는 보고서에서 IMF 요청에 따른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실업률이 5%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향후 우리 경제에 예상되는 변화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 요약. ◇IMF 구제금융의 파급효과=IMF의 자금지원을 받아도 금리, 환율, 주가 등 금융지표는 당분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금융기관의 부실 정리로 대출규모는 더욱 축소,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환율도 외환이 부족한 탓에 당분간 달러당 1천원 이상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계기업에 대한 부도압력과 내수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가회복에 악재로 작용, 증시가 상당기간 침체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은 최악의 자금경색사태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내년중엔 기업 투자활동이 5%이상 감소하고 실업률이 5%이상을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가 한층 가속화, 내년뿐 아니라 99년까지 경제성장률은 4%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단 경상적자규모는 내년 국내총생산(GDP)대비 1.5%인 80억달러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중 최대 현안은 바로 실업문제다. IMF의 구조조정 요구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금융기관간 인수·합병과 부실기업 정리과정에서 대대적인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실업문제는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금융권에서 촉발돼 산업계 전반으로 번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업률이 올해 2%대에서 내년 5%이상으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실업자수가 50만명선에서 1백만명 이상으로 급등하는 대량실업사태가 야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노사분규가 발생할 경우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기업의 추가적인 부도도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대규모 국책사업 축소로 건설, 유통업 등 내수위주 업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게다가 경제 긴축과 금융개혁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기업규모를 불문하고 부실업체는 부도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미국과 일본 등 자금 공동지원국이 IMF를 통해 통상문제에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등 우리나라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IMF의 경제운영 간섭 과정에서 일부 투자계획이나 기업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우려된다. ◇대응방안=이번 IMF 구제금융 신청은 ▲정부의 통제력 상실 ▲환경 변화에 대한 기업의 뒤늦은 대응 ▲국민의 안주하는 자세에서 초래된 결과인 만큼 각 경제주체는 적절한 전략을 세워 이를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선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실명제 보완의 일환으로 무기명장기채권을 발행하고 국채를 발행하는 등 지하자금을 양성화, 이를 구조조정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또 기업의 직접금융조달 확대방안으로 근로자 주식저축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한도 자유화, 1인당 투자한도를 대폭 확대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경제구조를 본격 개혁하기 위해선 소비절약과 해외여행 자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정리기금을 통해 금융기관 부실을 최대한 흡수하는 한편 회생불능 금융기관은 파산하도록 내버려둠으로써 책임경영을 유도해야 한다. 또 대규모 실업에 대비, 실업자 재취업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업측도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때다. 경우에 따라선 본업철수나 종업원 퇴사, 본사건물 매각 등 단호한 대응책도 나와야 한다. 최고경영자는 재무기능에 대한 감독을 강화, 현금흐름 관리의 전면에 나서야 하며 아웃소싱 활용과 경직성 비용 절감 등 기업활동 전부문의 경비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투자 효율화와 경영의 투명성 확보도 기업 생존의 필수요건으로 대두됐다. IMF 지원을 계기로 한 개방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기업 경영실적을 전면 공개, 기업 투자가치를 제고하고 핵심역량사업 위주로 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해야 한다. 지금껏 유망업종이라는 이유로 진출한 사업은 조속히 철수하고 역량을 보유한 사업에만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기업에 요구되는 자세는 현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각 기업들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여건이 호전됐다는 점을 이용,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재고를 해외에서 처분, 악성재고 부담을 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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