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벨 문학상 中 모옌… 중국 첫 노벨 문학상 수상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 조명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ㆍ57)이 선정됐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11일(현지시간) "중국 소설가 모옌의 환상적인 리얼리즘은 환상과 현실, 역사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이 절묘하게 엮인 문학세계를 창조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또 한림원은 모옌의 문학이 보여주는 복잡성에 대해 미국의 윌리엄 포크너나 콜롬비아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연상케 한다고 비교했다.

중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옌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연출한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 소설로 한국은 물론 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가다.


모옌의 작품은 중국에서 '뿌리 찾기 문학'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산둥성의 시골마을인 그의 고향 가오미현의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1955년생인 모옌은 초등학교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었다. 11세부터는 학업을 접고 농촌에서 8년간 일했고 18세부터 면화공장 노동자로 지낸 뒤 21세에는 군에 징집됐다. 이처럼 순탄치 못한, 그러나 중국 민중의 밑바닥 삶부터 경험한 그의 유년과 청년기는 향후 그의 작품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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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후 26세이던 1981년 문학잡지 '롄지(蓮池)'에 소설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를 발표하면서 그는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가 1986년 발표한 나귀 한 마리 값에 양조장 주인에게 신부로 팔려가는 빈농 딸의 운명을 그린 소설 '붉은 수수밭'은 작품 인생에 있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장 감독은 1988년 이 작품을 영화로 재탄생시켰고 영화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아 원작자인 모옌의 명성까지도 중국 안팎에서 드높였다.

모옌의 작품에는 환상적 사실주의의 영향과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그리면서도 개별적 인물의 삶에서 근원적 보편성을 이끌어냈다는 문단의 평가가 뒤따른다. 대표작으로는 '생사피로(生死疲勞)' '술의 나라(酒國)' '풍유비둔(豊乳肥臀)' 등이 있다. 2009년에는 중국의 산아제한정책 속에서 강제 낙태수술을 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다룬 사회비판적 소설 '개구리(민음사 펴냄)'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검열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고 동료 작가들이 투옥되거나 입막음당하는 상황에 대해 침묵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그가 본명인 관머우예(管謀業) 대신 '말이 없다'는 뜻의 '모옌'이라는 필명을 쓰는 것도 자신을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언급하지 말 것을 자신에게 환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작가협회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한편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800만크로네(약 13억여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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