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의 겉모습은 출중하다. 만 15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읽기·과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회원국 중 최고수준이었고 고등교육 이수율도 세계 톱10에 든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학생일 때까지만이다. 그 훌륭한 인재들이 사회로 나오면 다 어디로 갔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목표의식 없이 입시에 맞춘 교육을 따라가다 보니 도전정신은 사라지고 주어진 일에 충실한 '샐러리맨'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교육이 우리 경제에 가져다준 결과는 우울함 그 자체다. 3월 한 국내 연구소는 각국의 창조경제 구현능력을 평가하면서 우리나라를 31개국 중 20위에 위치시켰다. 노동의 혁신능력은 이보다 더 낮은 22위였다. OECD에서는 창조경제의 골간을 이루는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꼴찌라는 발표도 내놓았다. 창의력을 입시와 맞바꾼 결과다. "국제순위에서 세계 최고의 학교를 갖고 있지만 학생들은 미래를 꿈꿀 여유가 없다"고 한 외국 언론의 조롱에 우리가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이유다.
붕어빵 교육의 병폐를 없애려면 사회가 먼저 변해야 한다. 능력보다는 혈연·학연·지연으로 채색한 연고문화와 성과만으로 평가하는 결과주의가 판치는 게 엄연한 현실인데 학교에서 아무리 미래와 혁신을 외쳐봐야 따라올 리 만무하다.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실패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과 경제가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길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