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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중 올해 들어 주가상승으로 시가총액이 늘어난 곳은 SK그룹과 CJ(001040)그룹 단 두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부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핵심 기업의 업황이 회복된 덕분이다.
3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SK하이닉스·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 16개 기업(우선주 제외)의 시총은 93조8,861억원으로 지난해 말(81조576억원) 대비 15.83% 증가했다. CJ그룹 계열 9개 기업의 시총은 19조3,044억원으로 지난해 말(15조8,642억원)보다 21.69% 늘었다.
SK와 CJ를 제외한 나머지 10대 그룹의 시총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 3사의 시총은 지난해 23조8,824억원에서 11월 말 11조6,497억원으로 줄어 반토막이 났다.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주주에게 비우호적인 경영 판단을 내린 그룹의 시총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9월 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부지 고가 매입 이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현대차그룹 계열 10개사의 시총은 지난해 말 134조8,089억원에서 올해 11월 말에는 115조9,712억원으로 13.97% 감소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작고 배당에 인색한 그룹으로 알려진 롯데그룹의 시총은 지난해 말 28조6,379억원에서 올 11월 말에는 23조2,555억원으로 18.79% 줄었다.
삼성그룹의 경우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지면서 그룹주들이 크게 상승하면서 그룹 전체 시총은 지난해에 비해 2.0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너가 있고 없고의 문제보다는 업황이 10대 그룹의 시총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내수 관련 기업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CJ그룹의 주가 흐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그룹 전체가 한 단계 레벨업됐고 SK텔레콤도 정책 이슈로 많이 올랐던 점이 영향을 미쳤으며 CJ그룹은 곡물가 하락으로 주력 자회사인 CJ제일제당(097950)의 실적이 개선된 것이 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