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잰걸음 국산 특산물, 불황도 꿀꺽

중국산 먹거리 불신에 현대백화점·갤러리아 참기름 등 농수산물 불티


깊은 불황 탓에 소비자들이 생활 전반에 걸쳐 씀씀이를 줄이고 있지만 일부 국내산 농수산물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잘 팔려 눈길을 끌고 있다.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이 가격은 비싸지만 신뢰도가 높다는 이유로 이들 상품 구입을 선호하는데다 최근에는 선물용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각 점포별 식품관에 있는 고급 국산 특산물 브랜드 '명인명촌'은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5%에 달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식품관 전체 매출 신장률인 9.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들 상품은 전국 유명 특산물 장인들이 직접 만든 것들로, 간장ㆍ된장 세트가 18만원대에 팔릴 정도로 고가지만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국산 소금이나 참기름이 국산으로 둔갑해 고가에 유통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안전하고 좋은 먹거리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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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설에는 큰손 고객들에게 선물로 돌리려는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들의 대량 구입 문의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쳐 정성 들여 만들어지는 참기름, 된장, 간장, 식초 등의 경우 긴 안목의 가치투자 의미까지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PB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며 "한 고객은 100세트를 주문했지만 물량이 모자라 20세트밖에 구입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명품관 식품관인 고메이 494에서도 이 같은 먹거리 소비패턴이 확인된다. 갤러리아는 충남 논산에 만든 고메이494 참기름과 들기름을 PB(자체 상표)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참기름 가격이 100㎖당 1만 2,14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판매량이 매월 30~40%씩 뛰고 있다. 또 지난 설에 이색 선물상품으로 즉석에서 선보인 거제산 알배기 대구는 2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100세트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수입산 대구가 많이 유통되는 상황에서 직접 원산지와 신선도 확인이 가능해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고메이494는 전국 각 지역 농업기술원으로부터 추천받은 우수 농가와 직접 계약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신선식품을 들여온다"며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바이어들이 직접 농장을 찾아가 재배ㆍ생산일지를 관리할 정도"라고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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