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정년 60세 연착륙 성공하려면


정년 60세 연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년 연장은 중장년층의 고용안정과 소득 증대를 통한 빈곤 예방에 기여한다. 정년에서 국민연금 수급 시점까지의 간극을 좁혀 퇴직 후의 소득공백기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중장년층들이 보다 충실하게 노후준비를 할 수 있게 돼 정부의 복지 부담이 줄어들고 이는 청년층의 조세 부담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외에도 정년 연장은 무분별한 자영업 진출을 예방하고 중장년층의 소득안정으로 내수를 진작시킬 것이다.

청년취업 악화 우려 해소 대책 필요

이러한 정년 연장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우려와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첫째는 정년 연장이 일부 대기업과 공기업의 정규직에만 혜택을 줘 근로자들 사이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현재에는 정년제도가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기업의 근로자만이 정년까지 근무를 할 수 있었지만 정년 60세가 법적인 강제조항이 됨에 따라 거의 모든 근로자들이 정년 연장의 혜택을 보게 된다.


둘째는 기업이 60세 정년을 지키지 않고 조기퇴직이나 명예퇴직 등을 통해 중장년 근로자를 정리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근로자들이 50대 초반에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이유는 생산성에 비해 임금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근속에 따른 임금 상승이 너무 빨라 40대 후반만 되면 생산성보다 임금이 더 높아진다. 이에 기업은 조기퇴직이라는 수단을 통해 임금 부담을 해소하고 있다. 따라서 60세 정년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임금제도의 개편이 필수적이다. 임금과 생산성이 항상 일치한다면 기업은 근로자를 조기에 퇴직시킬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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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생산성과 임금을 일치시키기 위해 정부는 임금직무와 관련된 산업별, 기업 규모별 표준임금직무제도를 설계해 기업에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에 선별적으로 정년 연장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도 정년 60세의 안착에 기여할 것이다. 임금을 조정하는 것만이 만사가 아니다. 중장년층 근로자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근로자의 직업교육훈련 강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이외에도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법을 보완해야 한다. 나이를 이유로 한 해고를 외국처럼 엄격히 금지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처벌규정을 강화해 일부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정년 연장이 청년취업난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걱정이다. 선진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정년 연장이 청년층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구조에서 일시적으로 청년취업난이 악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청년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기업은 기업의 활력을 유지하고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청년채용을 확대하고 근로자는 임금을 양보해 청년 신규채용의 여지를 넓히며 정부는 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노사정의 양보와 화합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활력 높이도록 노사 협력해야

과거 주5일제 근무를 둘러싸고 엄청난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커다란 부작용 없이 정착됐다. 정년 60세도 일부의 걱정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무리 없이 정착될 것이다. 한국의 기업과 근로자들은 정년 60세를 수용할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

문제는 정년 60세 연장이 단순히 정년 연장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과 활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위한 노사 간의 대화와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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