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갈색 머리의 젊은 남자' 61×46㎝, 1919년작. 벨기에 KAD갤러리 소장. ⓒ Richard Delh - K.A.D. Gallery, Brussels, Belgi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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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여자의 초상화 같지만 남자다. 보통 상반신 전체가 드러나게 그렸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지만 이 그림은 젊은 남자의 어깨 위만 그린 드문 경우다. 모딜리아니가 죽기 전해 그렸던 작품답게 우리가 기억하는 그만의 특징이 뚜렷하다(이듬해인 지난 1920년 1월24일 그는 결핵으로 사망한다). 간결한 선과 완벽한 윤곽선 처리, 긴 목과 얼굴, 동공 없는 푸른 눈, 절제된 색채 사용 등 전반적으로 우아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그림의 모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같은 모델을 여러 번 그린 그의 습관상 3점의 유사한 그림을 남겼다. 이 작품 외에 미국 구겐하임미술관과 개인 컬렉터가 소장하고 있다. 이 그림은 이번 전시에 초상화로 등장하는 모이즈 키슬링이 갖고 있다가 뉴욕의 루빈스타인을 거쳐 1971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개관식 때 대중에게 알려진다. 키슬링은 파리에 갓 도착한 모딜리아니가 피카소·마티스·브랑쿠시 등 쟁쟁한 화가들이 활동하던 몽파르나스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준 친구다. 서로의 예술적 재능과 비전을 존중한 그들은 여러 점의 합작품을 만들어냈고 이번 전시에서는 '모이즈 키슬링의 아틀리에' 등 3점이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