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에 이어 권혁세(사진) 금융감독원장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던졌다. 금감원을 건전 감독기구와 소비자보호기구로 나누는 이른바 '쌍봉형(Twin Peaks) 체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인데 권한이 줄어드는 것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지다.
권 원장은 7일 오후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참석해 "전세계적으로 쌍봉형 체제를 도입한 나라는 호주와 네덜란드 두 나라뿐인데다 이들 나라에서도 기관 간 알력다툼으로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감독원을 하나 더 만들면 연간 2,000억원이 들어가게 된다"며 "이 비용은 결국 소비자와 금융회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새 집을 준다고 새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감독체계 개편은 조직을 바꾸는 것보다 구성원의 생각과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원장은 이날 저금리 문제를 풀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표준요율 개편을 추진하는 보험회사들을 향해 경고장을 보냈다.
그는 "저금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긴축경영이나 사업비 절감 등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일부 보험사의 경우 여전히 고금리 저축성보험에 치중하거나 변액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을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