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고령화 시대 일자리 전략


우리 사회에서 청년 실업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 고령층 실업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20대 취업자는 지난해 대비 12만4,000명이 줄어든 349만3,000명으로 11개월 째 감소세다. 한국고용정보원도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20대 고용률이 역대 최저(55.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령층 실업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최근 55세 이상 구직자 비율은 2012년 말 59.0%로 전년도에 비해 0.5% 늘었다.

청년실업과 고령층 실업은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불안 요소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현 상태가 이어지면 우리나라도 일본형 저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저출산ㆍ고령화ㆍ노동시간 감소ㆍ청년실업이 심화하며 성장률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청년실업'과 '노후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한 방편으로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책이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


보편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일자리 나누기'와 '임금 피크제'다. 유럽에서 먼저 시작된 일자리 나누기는 근로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고 고용도 늘리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급여가 많은 50대 이상 고령층에 적용하면 '청년 백수'여럿을 구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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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의 일자리 나누기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2003년 처음 도입된 임금 피크제 역시 직급과 근로조건 등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성공적 안착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고용연장형 임금 피크제'를 도입, 시행한 대한지적공사(LX)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LX공사의 이 제도는 정년 3년 전(만 56세)에 지적재조사 담당관ㆍ전문관으로 임명 돼 정년 후 1∼2년간 더 일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로 생긴 정원 공석은 신입 사원 채용에 할애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LX공사의 임금 피크제는 임금 피크제 시행 과정에서 드러났던 문제도 없앴다. LX공사 지적재조사 담당관들은 수십 년간 현장에서 익힌 지적측량 기술 및 대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기존 직원이 하기 힘든 민원응대ㆍ주민설명회ㆍ현장측량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정부 지원과 국민의 성원 속에 세계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기업이 국가와 국민에게 진 빚을 갚는 최선의 방법은 일자리다. '일자리 나누기'는 젊은이에게 새 일자리를 주고 기성세대에게 '노후와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할 답안이다. 이제 정부와 기업들도 청년층과 고령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소할 일자리 나누기와 이의 방안인 임금 피크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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