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일단 사과부터 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와 김학의 법무부 차관 사퇴에 이어 한 내정자 사퇴 소식이 전해졌다"며 "사실관계를 떠나 집권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 사무총장은 이어 "제도개선은 물론 필요하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문책을 요구하고 "공직 내정자들 스스로 결함이 많다면 공직 제안을 수용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답답해 했다.
당에서 맨 먼저 청와대 관계자 문책론을 공식 제기한 이상일 대변인은 "자고 일어나면 사퇴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여당으로서는 당혹감과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며 "도대체 인사검증을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잇따라 일어나는지 청와대는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고위 공직 후보자의 줄사퇴 소식에 국민은 큰 충격을 받고 새 정부에 대해 많이 실망했을 것"이라며 "여당도 책임을 느끼며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친박계 의원들 상당수는 "민정수석이 왜 있는 것이냐"며 민정수석의 직무유기를 비판했다. 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의혹들이 제기된 후 청와대 대응도 미숙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비박계인 김용태 의원은 "(대통령이) 유감 표명은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계파갈등이 여전하고 정부조직 개편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도 받았던 민주통합당은 국면 전환의 호기로 삼아 총공세에 나섰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부터 낙마한 인사가 12명으로 역대 정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사 실패"라며 "박 대통령은 인사 참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사과하고 인사검증을 책임진 민정 라인을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훈 비대위원은 "사실 20명 이상의 낙마자가 있어야 정상적일 정도"라며 "수첩에서 비롯된 참사로 박 대통령은 수첩을 버리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친박계로 4선 의원을 지낸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총구를 겨누며 '인사 실패' 정국을 계속 부각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