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걷기 여왕’ 올가 카니스키나(26)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경보 20㎞에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카니스키나는 31일 오전 대구 시내에서 벌어진 결승 레이스에서 1시간29분42초의 기록으로 50명의 선수 중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그는 이로써 여자 경보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하는 위업을 이뤘다. 또 러시아는 여자 경보 20㎞가 정식 종목이 된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만 중국에 우승을 내줬을 뿐 2001년 에드먼턴 대회부터 이 종목을 6연패하며 경보 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지켰다.
국채보상운동공원 앞을 출발해 2㎞ 구간을 10차례 왕복하는 순환 코스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카니스키나는 5km마다 1분씩을 줄이는 놀라운 체력과 스피드를 뽐냈다. 15㎞를 지난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선 그는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카니스키나는 이번 대회 연일 스타 선수들의 발목을 잡은 대회조직위원회의 ‘안내책자 징크스’를 깨뜨려 주목받았다. 조직위가 발간하는 ‘데일리 프로그램’에 표지 모델로 나섰던 그날의 우승 0순위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했지만 이날 모델로 실린 카니스키나에게는 징크스가 통하지 않았다. 키 160㎝, 몸무게 43㎏로 왜소한 편인 카니스키나는 한번 걷기 시작하면 레이스에 무섭게 집중하는 승부사다.
2년 전 베를린 대회 동메달리스트인 류훙(중국)이 1시간30분00초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동메달은 러시아의 아니샤 키르드야프키나(1시간30분12초)에게 돌아갔다.
11차례 연속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최다 기록을 세운 포르투갈의 수산나 페이토(36)는 마지막 출전에서 6위(1시간31분26초)에 올랐다. 한국의 전영은(23ㆍ부천시청)은 시즌 개인 최고기록(1시간35분52초)을 작성했으나 26위에 그쳤다. /대구=양준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