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사라져가는 토속 소리꾼들의 노래와 삶

■ 한민족의 소리를 만나다 (윤행석 지음, 심미안 펴냄)


풍물패를 이끌던 상쇠들, 농촌 공동체 문화의 한 축인 들노래, 기막힌 시집살이를 노래로 토로하는 노인들…. 전국에서 우리 소리의 명맥을 잇고 있는 소리꾼들을 찾아 그들의 노래와 삶을 글과 사진으로 담았다. 저자가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난 토속 소리꾼들의 생애와 소리에 대한 기록이다. 짧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소리꾼들의 인생들을 엮어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가 만난 대부분의 소리꾼들은 생의 끝자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고령자들이다. "나는 행복을 한 번도 못 찾어봤어. 시방 청춘을 돌려다오 그런 노래가 있잖아요. 근디 나는 청춘이 볼까 무서와. 징그러워서 돌아보기도 싫어…."(고봉순의 시집살이 노래), "정선아리랑 노래를 하다 보면 눈물이 나지요. 내가 어디 한번 가보지 못하고, 남은 다 구경 댕겨도 나는 이 평생 서울도 한번 안 가봤어요."(함광선의 정선아리랑) 저자는 물질문명이 고도화된 현대사회에서 사라져가는 마을공동체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짧은 기록으로나마 남겨두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리의 옛 소리들을 기록해 보존해야겠다며 시작한 작업들이 앞으로 국내 각지에 산재돼 있는 지역의 사라져가는 문화를 조명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게 저자의 변이다. "뭐 내가 나이 육십만 돼도 한창 때라 뭘 하겠지만도 인자는 뭐 산에 갈 일도 없고 아무것도 하도 못한께네. 노래 부를 일도 없고 인자 죽을 때 안 됐나. 옛날에는 잘했다 하지만도 인자 노래할 힘이 없지 뭐."(이태수의 나무등짐 소리). 전통 콘텐츠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가졌던 저자가 앞서 내놨던'우리동네 소리꾼을 찾아라'라는 저서의 연작편이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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