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담배업체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를 비롯한 대형 담배업체들이 캐나다에서 약 10년에 걸쳐 진행된 집단소송에서 패소해 흡연 피해자들에게 156억캐나다달러(13조8,900억여원)에 달하는 보상을 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해당 업체들은 즉각 항소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 판결로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담배 관련 소송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캐나다 법원은 이날 BAT의 현지 자회사(임페리얼타바코캐나다)와 미국계 업체인 필립모리스, 일본계 업체인 재팬타바코인터내셔널의 캐나다 자회사 등이 흡연 피해 소송자들에게 이 같은 규모로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배상액 중 113억1,000만캐나다달러는 즉각 지급하도록 가집행명령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폐·인후·후두암 환자들과 니코틴 중독자들 등 2개 흡연 피해자 집단이 제기해 진행돼왔다.
총 배상액 중 104억캐나다달러를 물게 된 BAT 측은 이번 법원의 결정과 관련, "성인 소비자와 정부가 모두 흡연의 위험성을 수십 년간 인지해온 현실을 무시한 판결"이라며 배상금액에 대해 "전례가 없고 터무니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번 가집행명령에 대해 집행정지 요청을 할 것이며 향후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BAT와 필립모리스 등 14개 글로벌 담배업체들은 지난 2009년 미국 온타리오주 정부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법원으로부터 미화 500억달러(55조6,000억여원)에 달하는 배상 판결을 받은 뒤 항소한 바 있다. BAT가 42%의 지분을 소유한 담배업체 레이놀즈아메리칸도 미국 플로리다 법원으로부터 흡연 관련 사망자 유가족 등에게 미화 236억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아 항소했다.
BAT와 필립모리스는 우리나라에서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500억원대의 소송을 당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