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의욕 꺾는 금융불안/김광희 중기연 연구위원(여의도칼럼)

경제순환의 혈관인 금융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금리 및 환율 급등, 금융기관, 특히 제2금융권의 자금부족 심화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는 지난 7월초 4단계 금리자유화 이후 한동안 잠잠했으나 8월 중순이후 수직 상승하고 있다. 기아사태 등에 맞물린 국내금융기관의 신용도 추락은 외국금융기관의 외화공급축소 및 상환압력을 불러 일으켰고, 이에따른 국내외환시장에서의 달러부족은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고 있다. 가중되는 금융권의 신용불안은 여신의 초단기화를 몰고 오고 있고, 이 신용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여력있는 대기업들은 외환가수요 및 원화확보에 나서고 있어 자금경색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자금수요가 연중 제일 높은 9월의 추석을 앞두고 불안심리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를 공급하게 되면 원화자금을 흡수하게 되어 시장금리를 상승시키게 되는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정책당국은 통화공급확대와 외화긴급지원 등의 단기처방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용을 구축하기에는 오랜시간과 정성을 요하는 반면, 한 번의 추락은 일파만파의 가속성을 가지고 있는 다루기 힘든 까다로운 속성을 갖고 있다. 더구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자금경색이 오게되면 그 최종부담자는 원인제공자도 아닌 엉뚱한 중소기업인 것이다. 평소에도 자금대기가 여의치 못한 중소기업이 신용불안 상태하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제도금융권의 보수적 여신행태가 더욱 보수적인 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고, 사금융시장 역시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을 부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망한 중소기업이 거시경제환경의 불안으로 경영이 불안정해진다면 국가적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경쟁력약화의 한 요인인 고비용구조가 잡히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작금의 현상은 중소기업인의 기업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신용불안이 신용공황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관련기사



김광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