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세실업 베트남 구찌공장 가보니… '불량률 2%' 탁월한 품질관리 돋보여

축구장 40여개 합친 크기 베트남서 최대 규모 자랑<br>주력품목 우븐으로 교체하며<br>H&M·유니클로·나이키 등 대형 브랜드 납품비중 66%로 증가

베트남 구찌에 있는 한세실업 베트남 제1법인 우븐공장에서 봉제라인 근로자들이 나이키 점퍼를 만들고 있다. /서은영기자

베트남 호치민 국제공항에서 아시안퍼시픽하이웨이 북서쪽 루트를 따라 차로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떠이박구찌공단. 세계 5대 봉제강국으로 꼽히는 베트남 내에서도 최대 규모의 봉제설비를 자랑하는 한세 베트남(HANSAE VIETNAM) 제1법인(구찌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27만6,000㎡ 규모, 축구장 40여개를 합쳐놓은 크기에 가지런히 이어져 있는 11개동의 공장은 차로 한바퀴 둘러보는데만 10여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규모가 제법 컸다. 전세계 3만3,000명의 한세인 중 이곳 구찌공장에만 1만500명이 근무 중이다.


구찌공장은 전체 11개동 중 8개동에서 주로 블라우스, 와이셔츠, 점퍼 등 견고한 직물 구조의 우븐(Woven)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한세실업의 성장을 이끌었던 니트(편물)라인이 이곳의 주력품목이었으나 최근에는 전 라인을 신성장동력인 우븐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체 139개 라인중 90개 라인을 우븐라인으로 전환했고, 제2법인(짱방), 제3법인(띠엔장)으로 니트 생산라인을 분산시킨 것. 김철호 한세 베트남 법인장은 "의류 벤더 중 우븐과 니트 생산 능력을 두루 갖춘 회사는 손에 꼽는다"며 "우븐 매출은 매년 30~4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니트에 비해 수익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H&M, 자라 등 유럽계 SPA(제조ㆍ유통 일괄) 브랜드는 물론 일본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 제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기존 한세실업의 주력 시장은 연 750만달러 규모의 미국이었지만 최근에는 유럽과 아시아 브랜드들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H&M의 경우 거래를 시작한지 2년도 되지 않아 연 4,500만달러어치를 거래하고 있고 내년에는 7,000만~8,000만달러어치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세실업은 3~4년내에 글로벌 4대 SPA 브랜드 한 곳당 각각 1억달러어치의 매출을 달성, 2017년 매출 2조원 달성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비교적 판가가 높은 글로벌 브랜드 납품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세실업에 따르면 대형 의류 브랜드 납품 비중은 2006년 37%에서 올해 66%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방문했던 제3동 우븐 라인에 들어서니 당시 촬영한 사진들이 초입부터 빼곡했다. 건물 맨 뒤쪽부터 원단 적재, 샘플 검수, 제단, 봉제, 다림질, 태그 작업, 제품 검수, 포장 등으로 차례 차례 공정이 이어졌다. 나이키 점퍼와 갭 어린이 원피스 등이 완성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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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마다 색색의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제품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빨강색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은 품질관리(QC) 담당자들,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은 QC를 재점검하는 최종품질관리(FQA) 담당자들이다. 재봉틀 라인 한 개에 45명의 직원이 배치되는데 이들을 6명의 QC요원들이 점검하고 다시 FQA가 2차 점검하는 식이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한세실업은 불량률을 업계 요구수준인 4%대보다 훨씬 낮은 2%대로 낮췄다.

한세실업은 제1법인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떨어진 떠이닝성과 호치민 시내에서 한시간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띠엔장성에도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일부 가동에 들어간 제3법인(띠엔장)은 2~3년내에 증설이 완료되면 총 200개 라인이 들어서고 1만5,000명의 직원들이 라인에 배치될 예정이다. 현재는 45개 라인만 가동하고 있다.

한세 베트남의 현지 직원들은 평균 임금(130달러)을 크게 웃도는 200~300달러를 받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니카라과, 과테말라 등 한세실업이 생산거점을 마련한 5개국의 공통점은 봉제 강국이면서 동시에 임금 수준이 700달러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동집약적인 섬유산업의 특성상 생산비용 중 인건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앞으로도 실질임금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숙련도를 높이고 기술력을 강화하면서 얼마든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한세실업은 자신한다.

김상률 한세예스24홀딩스 경영전략팀 팀장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한편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사 위주로 공급 물량을 늘린다면 현재 수준의 임금 상승률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며 "그간 적극적인 투자와 가파른 임금상승에도 영업이익률은 3%대에서 5%대로 증가했고 7% 이상의 마진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은 물론 바이어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호치민 영업사무소를 열어 생산지에서 바이어와 미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뉴욕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상하이에 영업사무소를 마련했다.

한세실업을 비롯한 글로벌 의류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지속가능성. 섬유산업은 환경, 인권 등의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방글라데시 섬유공장 붕괴 사고 이후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지 않거나 친환경 설비를 갖추지 않는 섬유업체들은 NGO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한세실업은 세계 최고의 품질과 지역별 생산거점 분산으로 기술장벽과 지역장벽을 극복했다"며 "이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엄격한 환경ㆍ노동 기준 준수로 환경장벽을 넘어서야 하고 이미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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