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이 커질수록 시간이 느려지는 것처럼 저금리로 갈수록 자산증식에 필요한 시간이 가속적으로 느려지고, 금리 1% 이하의 초저금리 극한에서는 자산증식이 지극히 어려워진다. ‘저금리’라는 블랙홀의 영향권에 들어서고 있는 현재 그 대응은 시급하며 이러한 환경에서 자산을 증식하려면 수익률 4~5% 수준의 ‘중위험·중수익’ 전략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저금리로 갈수록 자산증식에 걸리는 시간이 가속적으로 느려진다. 상대성 이론에 기초한 우주의 법칙에 따르면 중력이 커질수록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느려진다. 이는 재무에서도 마찬가지다. 금리가 5%일 때에는 자산이 2배가 되기까지 14.2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금리가 3%로 하락하면 23.4년, 2%일 때에는 35.0년으로 길어진다. 특히 금리가 3% 이하로 떨어져 초저금리에 진입하면 자산이 2배로 증식하기까지 20년을 훌쩍 넘길 뿐만 아니라 1%p 만 떨어져도 연장되는 시간만 10년이 넘는다. 금리가 2%에서 1%로 추가 하락하면 자산이 2배로 되기까지 34.7년이나 더 연장돼 69.7년이나 걸린다.
초저금리의 극한에 빠지면 자산증식이 어려워진다. 중력이 극에 달한 블랙홀의 중심에서는 아무것도 빠져나올 수 없는 것과 같다. 금리가 1% 이하로 떨어지면 자산증식에 필요한 시간은 극도로 길어진다. 금리가 0.5%로 하락하면 자산이 2배로 증식하는데 139년이 걸린다. 0.1%로 추락하면 무려 693년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1995년 이후 지금까지 1% 미만의 극단적인 초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금리수준에 따라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 동안 부리해도 자산이 불과 7% 증식하는데 그친다.
초저금리 환경에서는 ‘중위험·중수익’의 영역으로 이동하는 게 효율적이다. 이는 블랙홀에 빠지지 않으려면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적당한 궤도를 유지해야 하는 점과 같은 이치다.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 자산증식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리스크라는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기대수익률을 2% 금리수준에서 점차 올려감에 따라 자산이 2배로 증식하기까지 단축되는 시간은 ‘11.6년(기대수익률 3%) → 5.7년(4%) → 3.5년(5%) → 2.3(6%) → 1.7%(7%)’로 줄어든다. 이 때 추가로 감수할 리스크(포트폴리오 수익률의 표준편차)는 ‘0.99%(3%) → 1.10%(4%) → 1.19%(5%) → 1.34(6%) → 1.44(7%)’로 거의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자산증식을 위한 비용과 효과를 함께 따진다면 수익률 4~5%의 ‘중위험·중수익’ 전략이 그 이상을 추구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초저금리로 갈수록 자산증식의 시간이 가속적으로 느려진다는 점을 거꾸로 해석하면 수익률을 1%p만 끌어올려도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는 뜻”이라며 “초저금리 시대에는 기대수익률 4~5%의 ‘중위험 · 중수익’ 전략을 추구하는 데 따르는 대가보다 편익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