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산업 혁명'이라 불리는 스마트 혁명 시대와 마주하고 있는 지금이다. 이 같은 시기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세계 정상에서 경쟁하는 한국 IT(정보기술) 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세계 IT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현재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지난 25년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정보통신산업 투자관리자(MD)를 거친 인물이다. 그는 현장에서 체득한 각종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스마트 혁명의 본질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한다.
저자는"스마트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D)의 개별 산업을 따로따로 분석해서는 ICT의 거대한 흐름을 읽어낼 수 없다"고 단언한다. 애플은 제조업의 영역을 넘어 서비스업에 진출했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들도 기기 제조에 나서고 있다. 개별 산업을 뜯어보는 눈길로는 스마트 혁명의 성격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이유다. 저자는 이에 따라 IT산업의 트렌드 중 하나로'수평적 확대'를 꼽는다.'수평적 확대'는 흔히 융합이라는 불리는 현상과 비슷하다. 2001년 스티브 잡스가 '디지털 허브 전략'을 발표할 때만 해도 애플은 PC이외에 가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맥(Mac)이 모든 디지털 기기를 아우르는 디지털 허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차례로 내놓음으로써 맥이 허브 역할을 하면서 서로 연동한다는 것이 뭔지 잘 보여줬다.
책은 애플과 같은 세계적 ICT 기업만이 가진 경쟁력과 ICT 기업들 간의 전쟁을 밀도 높은 데이터와 각종 도표를 활용해 꼼꼼히 분석한다. 애플과 삼성의 선두 다툼 전략, 노키아와 블랙베리의 몰락,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기업 화웨이와 ZTE 등이 분석 대상이다.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강력한 플랫폼 기업들이 제조업에 진출하는 동기와 전략도 들여다본다. 또 스마트TV와 스마트홈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ICT 기업들의 암중모색도 흥미롭게 다룬다. IT 산업의 변화를 읽어내고 흐름을 꿰뚫는 데 안성맞춤인 책이다. 1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