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박 대통령 '대결에는 응징' 원칙 통했다

도발에 화의제스처 취한 이전 정부와 차별

북도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 많다 판단

박 대통령 중국 전승절 참석도 고려

남북이 무력대결 국면에 돌입한 급박한 상황에서 북한이 어제 고위급접촉을 먼저 제안한 것은 대결로서는 얻는 것 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통상 무력도발을 감행하면 이전 정부는 협상을 제안하고 대화를 통해 ‘선물’을 제공하는 패턴을 보였지만 박근혜 정부는 도발에는 강력 응징한다는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북한의 전략적 오판을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이전과는 다르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이 대화를 선제안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내달 3일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는 등 한중 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현실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이끈 요인으로 풀이된다.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22일 청와대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남과 북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관계 상황과 관련하여 우리시간 오늘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관 접촉을 갖기로 오늘 오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 차장은 “북한은 어제 오후 4시경 김양건 당비서 명의 통지문을 통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양건 당비서와의 접촉을 제의해 왔으며 이에 대해 우리 측은 같은 날 6시경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명의로 김양건 당비서가 아닌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접촉에 나오라는 수정 통지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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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 이러한 우리측 수정 제안에 대해 북측은 오늘 오전 9시경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가 나오겠다고 하면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나올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측은 이러한 북측 의견을 받아들여 오늘 오후 6시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북측과의 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했으며 북한은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과 우리 정부의 응전 태세로 한반도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은 가운데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함의 따라 대결국면은 대화 양상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수정제안을 받아 들여가면서 대화의 장으로 나온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무력도발에는 가차 없는 응징을 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대결국면으로는 득(得)보다는 실(失

)이 크다고 전략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북이 국제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대결 속 일시적 대화’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2 접촉에서 남북이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아낼 경우에는 이번 도발사태를 수습하는 국면으로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고위급접촉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이견 노출만 양산할 경우에는 더 깊은 수렁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남북이 벼랑끝에서 대화카드를 서로 선택한 만큼 모종의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점쳐진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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