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친구들과 노래하고 밥 먹고 술 마시며 40년 우정을 쌓아왔던 이야기들을 통해 중장년층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쎄시봉을 복원해보고 싶었습니다."
가수 조영남(67)씨가 '쎄시봉 시대'라는 이름으로 지난 1960~1970년대 당시를 회고하는 책을 내고 7일 출간간담회를 가졌다. 책은 1960년대 당시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끈 무교동에 있던 음악다방 쎄시봉에서 조씨를 비롯해 이장희ㆍ윤형주ㆍ송창식ㆍ김세환ㆍ김민기씨 등 당대 대중음악인들이 함께 나눈 음악과 우정 이야기를 담았다. 대한민국 통기타 1세대인 이들은 최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름다운 화음,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주는 감동을 통해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 층에게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면서 '쎄시봉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영어로 '기분 좋다(It's so good)'는 뜻의 쎄시봉(C'est si bon)은 차를 팔던 경음악실이라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면 안내 아가씨가 표를 받은 뒤 자리를 정해주고 차를 한잔 내놓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자유죠. 한밤중 문을 닫을 때까지 죽치고 앉아있어도 그만입니다."
쎄시봉에 얽힌 추억과 함께 그는 LP레코드, 인기 DJ, 통기타 1세대의 탄생 배경, 미8군 쇼단 등의 얘기도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냈다. 조씨는 "쎄시봉은 통기타 1세대들의 산실이었지만 단순한 음악감상실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놀이터이자 프로와 아마추어의 복합 공연장이었다"고 회고했다. 대학생의 밤, 신인가수 선발대회, 시인만세, 스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끼 있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었으며 쎄시봉 스타군단들도 그 속에서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쎄시봉은 젊은 날의 우리에게 실험장소 같은 곳이었다"며 "해외의 팝음악을 국내에 들여오는 창구 같은 역할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듀엣을 하고 곡을 주고받고, 공동 리사이틀을 펼치고, 때로는 티격태격하며 지내왔던 쎄시봉 멤버들에 대한 그 시절의 얘기들이 주된 주제"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윤여정 때문에 책을 쓰는 게 마음에 걸렸다"면서 전 아내였던 배우 윤씨에 대한 소회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