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디슨상」 수상 한국전력 이종훈 사장(인터뷰)

◎“올여름 전력수급 문제없다”/3,852만㎾ 확보 예상수요보다 251만㎾ 여유/설비투자비 6∼8조 부족… 요금인상 불가피『올해는 전력부족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종훈 한국전력사장은 『올해는 예상되는 전력수요 증가량보다 공급분야의 증가가 더 많아 지난해보다 전력수급에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사장은 또 최근 전력요금 인상방침에 대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발전소 건설 등 설비확충에 매년 8조∼9조원의 투자비가 필요하지만 자체자금조달에 한계가 있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들의 부담이 늘어나는데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사장은 『일부에서 한전의 통신사업 진출에 대해 비판하고 있으나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은 국민경제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며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활발하게 관련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최근 전세계 전략회사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에디슨상」을 받았다. ­축하드립니다. 에디슨상이 어떤 것입니까. ▲「전력회사에 시상되는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불립니다. 상을 주관하는 에디슨전기협회는 2백50여개의 전력회사가 가입한 세계 전력산업의 대표단체지요. 전력회사의 경영전반을 심사해서 주는 상은 에디슨상뿐이고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입니다. 특히 이번에 우리가 받은 것은 한국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대회의 금메달이고 전기사업 1백년만에 동양에서 처음 수상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한전의 어떤 점이 수상요인이라고 보십니까. ▲에디슨협회는 경영혁신의 성공적 추진과 세계 최고수준의 전기품질 확보, 경영능력, 저렴한 전기요금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수상업체를 선정합니다. 우리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전력공사나 일본의 동경전력 같은 기업도 받아보지 못한 에디슨상에 후보신청을 하면서 확신은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회사를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충실한 점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한여름이 되고 에어컨 보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올해도 전력수급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지난 18일의 최대수요가 사상 최고치인 3천3백30만3천㎾를 기록했습니다. 올여름 최고치는 3천6백만8천㎾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급능력은 충분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올해 공급능력은 지난해보다 4백22만7천㎾ 늘어난 3천8백52만2천㎾로 예비전력이 2백51만4천㎾나 추가로 확보됐습니다. 전력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절약은 중요할 텐데 현재 마련한 절약캠페인과 절전지원책이 있다면. ▲소득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전기를 과소비하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수요피크 때 집단휴가를 떠나거나 공장을 보수하는 기업들에는 요금을 깎아주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관계당국에 9% 가량의 요금인상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점에서 인상이 꼭 필요한 것입니까. ▲환율인상으로 환차손이 커졌고 발전연료의 수입가격이 환율변동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설비건설에도 막대한 투자비가 들지만 현재 전력요금은 적정수준인 투자보수율 9%에도 크게 못미치는 실정입니다. 전원개발에 매년 8조∼9조원이 필요하나 자체자금 조달의 한계로 6조∼8조원의 자금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현행 제도나 자본시장 여건상 올해 차입이 가능한 규모는 3조∼4조원에 불과해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한전의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전력사업자가 무슨 통신사업이냐」는 지적이지요.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한전은 국내 최대의 정보네트워크를 갖고 있습니다. 전국 발전소와 변전소의 감시제어를 위해 설치된 것으로 광케이블이기 때문에 활용도가 아주 높습니다. 고속도로가 텅 비어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낭비입니까. 우리가 회선임대 등에 참여한 것은 중복투자를 막는다는데도 의미가 있습니다. ­공기업들도 최근 해외사업에 대거 나서고 있는데 한전은 어떻습니까. ▲전력이 부족한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필리핀의 말라야 화력발전소인데 지난 95년에 인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일리한에 복합화력을 건설해 운영하는 사업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 베트남, 터키 등에서 20여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사장은 『평소 추구하는 경영목표의 중심에 항상 「고객」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임무는 고객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제품(전기)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사장은 『이것이 변치 않는 첫번째 목표』라고 힘주어 말한다. 『세계 전력산업을 선도하는 초일류 전력기업이 되는 것』은 그 다음이다. 『막대한 투자비용에 대한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외환규제와 국내자금시장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몇년간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사장이 밝히는 어려움이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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