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통상임금 늘리겠다는데 "인상폭 적다"… 막무가내식 현대중공업 노조

2분기 적자 1조 아랑곳않고 파업수순 돌입


현대중공업이 통상임금 확대를 인정하는 임금협상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폭이 적다"며 파업 수순에 돌입하는 등 막무가내식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2·4분기에 1조1,03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으로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일 울산 본사에서 제35차 본교섭을 열었다.


회사는 임금 부문에서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과 함께 성과금 지급 기준에 의거 산출 지급, 격려금 500만원(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통상임금과 관련해서 정기 상여금 700%(총 800% 가운데 명절 100% 제외)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상당히 파격적인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법정 통상임금 항목 외 노사 협약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금·격려금·휴가비 등은 약정임금(현 통상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연차는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월차제도는 폐지하는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이 밖에도 정년 60세를 확정했으며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원 출연, 노동조합휴양소 건립기금 20억원 출연 등도 약속했다.

하지만 노조는 파업 가능성을 내세우며 '부족하다'면서 추가적인 요구를 그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3만2,013원 인상을 요구했는데 이는 지난 2002년 13만8,912원 인상을 요구한 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조는 추가적으로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 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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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날 대의원대회와 함께 2일 오후 조합원 보고회를 열고 교섭 결렬을 선언할 방침이다. 3일 쟁의조정신청을 할 계획으로 추석 후 파업에 돌입하기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쟁의조정신청을 낸 것은 2001년 6월 이후 13년 만이다.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이는 1994년 총파업 이후 20년 만이다.

5월14일 첫 상견례 이후 35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노조는 강경 일변도다.

현 노조 집행부(위원장 정병모)는 12년 만의 강성 노조로 실제 파업 돌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최근 교섭에서 "10년 넘게 단체협상과 임금이 현대자동차나 동종사에 비해 너무 뒤떨어져 있어 이번에는 현대차보다 더 나은 제시안을 원하고 있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파업을 통해 더 얻으려고 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의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이해시키고 있는데 집행부는 파업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난항에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의 임금협상도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현대중공업그룹 3사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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