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기 중기인의 눈물] "기술력 있으면 뭐하나요 보증기관서 퇴짜 놓는데…"

공공기관 수주사업 따냈지만

신용불량 전력에 보증 못받아


정보기술(IT) 분야 재기기업인 A대표는 지난 2006년 폐업하며 진 빚을 파산면책 없이 하도급 업체를 운영하며 모두 갚았다. 신용회복이 이뤄진 후 지난해부터는 기술력을 앞세워 각종 공공기관 수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치열한 경쟁에서 수차례 1위를 차지하며 누구나 부러워하는 현금지급 조건의 정부 수주사업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A대표는 알토란 같은 계약을 포기해야 했다. 정부로부터 전체 계약금액의 30~70%를 선지급 받아 개발비로 쓸 요량이었지만 보증기관들이 보증을 해주지 않는 바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A대표는 "서울보증보험과 중소기업중앙회·소프트웨어공제조합에 선급금보증증권을 신청했지만 줄지어 대표이사 신용등급을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힘겹게 자력으로 따낸 수주를 포기하고 결국 하도급 업체로 다시 전락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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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소업계와 보증업계에 따르면 과거에 실패를 경험한 재기기업들이 기술성을 높게 반영하는 공공기관 수주를 따내고도 신용불량 전력 때문에 보증을 받지 못해 납품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재기기업들은 정부에서 선급금을 받아 원부자재·인건비 등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금융 부문의 신용도 우선 기준 때문에 문전박대를 당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주요 보증기관에 따르면 보증심사시 최우선 평가 항목은 과거 보증사고 이력 등 신용도다. 다음으로 업력·재무제표 등을 따져볼 뿐 기술력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보증기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중기청 등의 정책자금 융자로 사업을 일정 궤도에 올려놓은 우수 재기기업인들조차 매번 보증기관의 문턱에 걸려 한숨을 쉬고 있다.

이영달 동국대 교수는 "재도전 문화 역시 신규 창업과 마찬가지로 예비 재창업자 지원→융자→보증→투자의 연계가 이뤄져야 확산될 수 있다"며 "지금은 보증기관이 재도전 성당 사다리를 끊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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