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이지텍] 단일규모 최대 1억800만달러 외화 밀반출

상장기업인 이지텍(대표이사 신철호·申澈皓·40)이 단일규모로는 최대규모인 1억800만달러(한화 1,296억원)의 외화를 국외로 빼돌린 사실이 관세청에 적발됐다.특히 이지텍은 중계무역을 주선하면서 수입대금을 은행차입을 통해 해결, 국민 외환 등 16개 은행에게 2,000~3,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혔다. 22일 관세청은 이지텍이 반도체칩을 수출한뒤 대금을 받지 않거나 중계무역과정에서 수입대금만 지급하는 등의 수법으로 1억800만달러를 국외로 밀반출한 사실을 적발, 재미교포 김의국(金義國·37)회장 등 관련자 전원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외화를 빼돌리고 해외도피중인 金회장, 金성현(34) 스타텍대표, 임대경(林大經·36) 한일테크대표를 검찰에 고발키로 하는 한편 이지텍 申대표와 재무담당 김홍규(金洪圭·46)상무를 조사중이다. ◇어떤 수법으로 외화를 빼돌렸나= 이지텍의 외화밀반출은 직접적인 물품수출과 중계무역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여기는 물론 외화밀반출 수법에 흔히 등장하는 것 처럼 자신들이 설립한 해외현지법인이 등장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金회장은 지난 97년 6월 비서인 金성현(34)씨 명의로 캐나다에 유령회사 스타텍을 설립했다. 이지텍은 지난 97년 4월부터 11월까지 72회에 걸쳐 스타텍 등에게 자체 생산한 메모리램 반도체 3,679만달러어치를 수출, 외상처리한후 그 대금을 받지 않았다. 또 이지텍은 실질적 오너 金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미국소재 이지씨 인터내셔날과 캐나다의 스타텍 사이의 메모리램의 중계무역을 알선하는 과정에서 외화를 빼돌렸다. 부도가 난 상태에서 이지텍은 은행으로부터 신용장을 개설받기 위해 미국현지 자회사인 한일테크, 이지씨 등과 물품을 반복적으로 주고받는 수법으로 가공매출을 일으키는 등 치밀한 사전준비를 해왔다. 국민, 외환 등 16개 은행에 신용장을 개설한 이지텍은 지난 97년 7월말부터 11월18일까지 44회에 걸쳐 7,233만달러에 달하는 메모리램을 이지씨로부터 수입, 스타텍에게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알선했다. 이지텍은 은행차입을 통해 수입대금을 즉시 결제했지만 수출대금을 외상으로 처리, 이를 받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국내 16개 은행은 2,000~3,000만달러의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으며 이미 빈껍데기만 남은 이지텍으로부터 대출금을 회수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텍과 김의국회장= 이지텍은 컴퓨터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과 메모리램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96년 11월 金회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이지씨 인터내셔날사가 국내에서 설립한 이지씨 코리아를 통해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상호를 한일써키트에서 이지텍으로 바꿨다. 金회장은 이지텍을 통해 1억달러 이상을 챙긴뒤 빈껍데기만 남은 이 회사를 지난 97년12월 부도낸뒤 해외로 도주했다. 그러나 이지텍은 지난 98년9월30일 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아냈다. 현재 종업원이 170명인 이 회사는 金회장에게 인수될 당시인 지난 96년 10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지난 98년엔 1,647억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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