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의 월세수익률과 전세수익률이 2%포인트 가까이 차이 났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주택을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수도권 전세주택 보유자의 매매가 대비 월세수익률은 4.4%로 집계됐다. 월세수익률은 지난해 6월 5%를 기록했지만 신규 주거용 오피스텔의 공급과잉으로 하락하면서 4.4%까지 떨어졌다.
반면 전세수익률은 장기간 1%대에 머물다가 2011년 3월 2%대에 진입한 뒤 올 2월부터 5개월째 2.5%를 유지했다. 월세수익률이 하락하고 전세수익률은 오르는 추세이지만 월세수익률과 전세수익률은 여전히 1.9%포인트나 차이 난다.
임광규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조기경보팀 과장은 "최근 임대인 우위 전세시장에 따라 수익률이 높은 월세 전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주택공급의 '미스매칭'은 전세주택의 월세시장 편입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신규 주택공급이 오피스텔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오피스텔은 수요자를 못 찾아 월세가 떨어지는 반면 3~4인 가구의 전세 수요가 많은 아파트는 되레 공급자가 부족해 전세물량이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다.
실제 금융권의 전세자금 대부분은 중ㆍ고소득 계층이 받아가고 있다. 모든 금융권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60조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중ㆍ고소득 계층(3~5분위)의 비중은 80%를 웃돈다. 3,000만원 이상 거액대출 비중도 2009년 말 69.1%에서 6월 77.7%로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50세 미만이 73.4%를 차지했다.
임 과장은 "임대인이 월세 형태를 선호하더라도 기존 전세보증금을 환급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은 기존 전세보증금을 유지하되 추가인상분을 월세형태로 하는 반전세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