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월급이 보장된다. 다시는 억지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 월말에 우편함을 연 순간 통장 잔액이 줄었다는 달갑지 않은 통지서 대신 돈이 들어 있다....
저자는 이 책 '머니(원제 Money : Master the Game)'를 다 읽는 순간 누구나 이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간절히 원하면 무엇이든 이뤄진다는 법칙만큼이나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는가.
하지만 이 근사한 말을 늘어놓는 이가 토니 로빈스(사진)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잠재력을 좇아 내면의 심층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정통한 세계적인 동기부여 전문가 말이다. 과거 앤서니 로빈스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1992)', '거인의 힘 무한능력(1997)'을 출간했던 그가 20여년 만에 새 책을 펴냈는데 그 주제가 바로 '돈'이다. 전작을 통해 내면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줬던 그가 이번에는 돈에 휘둘리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재무적 자유'를 얻는 방법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아무리 대단한 동기부여 전문가라고 해도 금융·투자에는 문외한이지 않느냐고 의혹을 눈길을 보낼 이들을 위해 몇 가지 사전 정보를 밝히자면 첫째, 토니 로빈스 자신이 자산의 투자 관리에 꽤 능수능란한 억만장자라는 점이고 둘째, 이 모든 조언이 그의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워런 버핏, 존 템플턴, 폴 튜더 존스, 레이 달리오 등 세계 최고 투자자 50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추려낸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밝히는 부를 향한 7단계 비밀이란 대체 무엇일까. 순서대로 쉽게 나열해 보자. 1단계 소득의 일부를 떼어 무조건 저축하라, 2단계 게임의 규칙을 파악한 후 게임에 뛰어들라, 3단계 원하는 목표를 설정해 구체적 숫자로 바꾼 후 실현 방법을 모색하라, 4단계 돈을 어디에 어떤 비율로 투자할지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라, 5단계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 달리오의 완전무결한 자산배분 전략을 배워라(간단히 요약하면 주식 30%, 중기 미국채권 15%, 장기 미국채권 40%, 금 7.5%, 원자재 상품 7.5%이다.), 6단계 0.001퍼센트 슈퍼리치들의 투자 비법을 배워라, 7단계 실행하고 즐기고 나누어라.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비밀이라고 거창하게 말한 것 치곤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혹은 이런 내용으로 900페이지나 되는 책을 썼냐고 묻고 싶을지도. 동기부여 전문가 토니 로빈스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은 이제부터다. 한마디로 말해 그는 이 수많은 문장들을 통해 책을 읽는 독자가 정말, 진심으로, 온 힘을 다해 이 7가지 단계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때로는 질문을 던지고 가끔은 앞에 나온 사실과 문구를 되새기게도 한다. 감탄사도 매우 자주 등장하는데, 저자는 이런 장치들이 책 속 지식이 독자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들어가 행동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도록 고안된 기법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책을 읽어 개념을 이해하는 인지적 이해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의 감정적 숙달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물리적 숙달까지 가는 길은 멀기에 이런 기법들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실제 이 책이 다른 재테크 서적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행동에 이르게 하는 힘이 상당히 강력하다는 것일 테다.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의 각오를 다져 끝까지 따라오라'는 저자의 목소리가 실제로 들리는 듯 하다. 부를 원하는데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