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IMF 등 국제기구 규제강화 나서/뉴욕타임스지 보도… 미기업 주도【뉴욕=김인영 특파원】 부패를 반대하는 국제적인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 각국의 고위공직자들이 뇌물 수수 혐의로 잇달아 고발되거나 추방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 국제기구들이 각국의 부패 정권과 뇌물 제공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28일 「뇌물에 진저리난 세계」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국제적인 반부패 움직임을 다뤘다.
이 신문은 한국·인도·이탈리아·브라질등에서 부정·부패 스캔들이 연이어 발생한후 기업이 고위공직자에게 뇌물을 주는 부정행위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OECD는 올해 세금을 내지 않은 뇌물의 종식을 선언한데 이어 내년 5월에 열리는 연례각료회의에서 뇌물을 범죄로 규정하는 내용의 국제협약을 채택할 예정이다.
반부패에 대한 OECD의 노력은 외국의 뇌물관행으로 국제입찰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미국기업의 압력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OECD 스위스 의장인 마크 피드씨가 협약 초안을 작성중이다.
또 세계은행은 개도국에 대한 차관 제공 과정에서의 부정 여부를 수시로 감사하고 있으며, 부패 스캔들에 대한 조사권을 강화하고 대규모 뇌물 수수에 연루된 각국 정부와 기업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또 IMF는 각국에 부패 방지를 위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상공회의소(ICC)는 지난 3월 각국의 가맹기업과 단체가 자국 정부에 부패방지 법률을 만들고, OECD의 반부패 협약을 이행토록 압력을 가한다는 내용의 행동강령을 채택했다.
이같은 국제기구들의 반부패 노력은 미국 기업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 77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외국인에 대한 뇌물 제공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국제입찰에서 경쟁력과는 상관없이 뇌물관행이 남아있는 외국기업들에 비해 불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무역대표부(USTR)은 미중앙정보국(CIA)의 자료를 토대로 만든 분석에서 미국기업들이 뇌물금지법에 따라 지난해 4백50억 달러의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세계적으로 뇌물거래 규모도 지난 90년 4백40억 달러에서 지난해엔 1천6백70억 달러로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폴 모로 IMF 자문위원은 지난 95년의 논문에서 부패가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패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중시키고, 기업의 비용을 증대하며 공공 비용을 왜곡 시키며 결국은 외국인 투자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반부패에 대한 노력이 특히 아시아 국가에서 길고도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