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형약국에 밀리고 갈수록 마진 줄어/동네약국이 사라진다

◎작년 전국서 8백여곳 문닫아/약사 개업 기피… 수도권 확산서민이 간단한 질병의 상담과 치료를 위해 애용하던 동네약국이 사라지고 있다. 대형약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한해에 약 8백여개의 동네약국이 문을 닫고 약대를 졸업한 신규약사들까지 개업을 기피하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지난 95년말 1만9천6백여개소에 달하던 전국의 약국수가 1년후인 96년말 현재 1만8천8백여개소로 나타나 지난 한햇동안 약 8백여개소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네약국 폐업속출 현상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1년동안 4백34개 업소가 문을 닫아 전체 폐업약국의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약국들의 난·투매 현상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하반기 6개월 동안에만 서울지역의 동네약국 3백41개 업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밝혀져 머지않아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동네약국은 자취를 감출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난해부터 대형약국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대구광역시 지역의 경우도 지난해 1천1백70개소였던 약국수가 현재 1천50개로 줄어드는 등 대형약국 1개소가 생기면 평균 30∼50개소의 동네약국이 문을 닫아야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70∼80년대까지 매년 5백여개소 가량 늘어나던 약국수가 92년을 고비로 해마다 줄어드는 것은 ▲의약품의 마진율이 예전 보다 훨씬 낮아진 반면 ▲임대료는 2배 이상 오르고 ▲약국간 특히 가격파괴를 주도하는 대형약국과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경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기간 계속된 불황이 동네약국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쳐 속수무책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개업약국의 폐업사태가 속출되면서 매년 1천2백20명 가량의 신규약사들이 개국을 하기 보다는 연구소나 병원·제약회사 등의 직장을 선호, 개업을 기피하는 바람에 약국의 절대수는 물론 동네약국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주민들은 간단한 소화제를 사려해도 멀리 떨어진 대형약국을 찾아가거나 병원을 찾는 불편을 겪게됐고 간단한 의료상담도 할 수 없게 됐다. 전국의 약국수는 지난 92년 2만1백58개 업소를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하기 시작, 대형약국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96년부터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신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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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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