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중국 성장둔화 대비를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가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호조를 보이던 수출이 5월 들어 큰 폭으로 둔화되고 제조업 생산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과 중국 정부의 그림자금융 규제 강화로 자금경색이 심화되면서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완만한 회복세 예상 경착륙 없을 듯

하반기에도 중국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으나 유럽연합(EU) 재정위기의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중국의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제조업 생산 둔화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조업 경기의 선행지표로 사용되는 6월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는 50.1포인트로 전달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최근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우 느린 속도지만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3ㆍ4분기 이후 신형 도시화 정책 추진에 따른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면서 경기 둔화를 억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는 4ㆍ4분기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 회복→중국 수출 증가→중국 생산 증가' 등 중국 경제는 미국 경제 회복과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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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중국 정부는 인위적이고 적극적인 대규모 경기부양보다는 신형 도시화 추진, 감세정책, 지급준비율 인하 등 소극적이고 경기 방어적 부양조치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를 총지휘하고 있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 주도 정책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와 위험요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경기부양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신 리 총리는 '장사단완(壯士斷腕ㆍ작은 것을 희생하고 큰 것을 보전하다)'의 결심으로 경제 개혁과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대규모 경기부양에 따른 부동산 버블 및 물가 상승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경제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왜곡된 중국 경제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최근 단행된 핫머니 대책과 그림자금융 규제가 단적인 사례이다.

눈높이 낮추고 내수시장 진출힘써야

리 총리의 경제 개혁으로 중국 경제 경착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양호한 재정 건정성과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 등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중국 지도부의 역량을 감안할 때 지금 중국이 겪는 경제 둔화는 위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성장통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 경제의 원동력인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분의1로서, 미국ㆍ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의 성장통을 극복하고 안정적이고 지속적 성장을 이어간다면 우리 경제에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신형 도시화는 단기적으로 주거환경 개선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민생 개선을 통한 소비 수요 확대로 이어져 우리 기업 진출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중성장 시대에 대비해 중국 내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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