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印, 금구매 '뚝'

자국화폐 루피화 급락따라<br>11월 수입량 75%로 감소

국제 금 시장의 최대 고객인 인도가 자국화폐인 루피화 가치 급락으로 금 수입가격이 치솟자 금 구매량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에 열광하던 인도인들이 자국의 금값이 고공행진을 벌이자 구매를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최대 금 소비국가다. 특히 9~11월은 힌두교 행사와 축제가 몰려있는데다 결혼 시즌마저 겹쳐 재고가 없어 못 팔 지경이었다. 하지만 인도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국자본이 대거 이탈하면서 사정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루피화 가치 급락으로 인도의 금값이 치솟자 금 수요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봄베이금협회에 따르면 인도의 11월 금 수입량은 전년 대비 75%까지 떨어진 2,000만톤으로 급감했다. 인도가 금 매입량을 줄이면서 국제 금 가격도 수직 하강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값은 지난 8월 온스당 1,880.70달러에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15%나 급락한 상태다. 반면 인도 금 가격은 루피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11월 10g당 2만9,270루피(558.59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 시장의 큰손인 인도의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 헤지펀드 업체 알파벳매니지먼트의 넬슨 사이어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글로벌 경기위기보다 인도의 금 수요가 국제 금값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지펀드의 전설 존 폴슨은 금값 상승에 베팅해 금을 대량 매입했지만 인도가 발을 빼면서 금 관련 투자에서 전년 대비 10.5%나 손해를 봐야 했다. 다만 이러한 수요급감은 일시적 현상으로 금값이 바닥을 쳤다는 심리가 확산되면 인도인들이 다시 금 사냥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인도 첸나이 소재 금 전문 트레이딩 업체 MNC의 다만 프라카시 애널리스트는 "10g당 2만6,000~2만7,000루피대로 금 가격이 떨어지면 금 수요가 다시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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