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서머스장관] 강한 달러정책 도전 직면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이달초 취임한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이 전임 루빈장관과 같이 강한 달러 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나 달러화가 오히려 약세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서머스 재무장관은 26일 달러화가 115엔대까지 하락하며 지난 2월 이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강한 달러 정책을 재강조하는 등 즉각적인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빈국의 부채경감에 관한 세미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강한 달러는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강한 달러 정책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강한 달러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기업들의 자본비용을 줄여 투자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26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 오랫동안 지속해온 강한 달러 정책을 수정할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엔 및 유로화에 대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엔화는 이날 달러당 115.47엔까지 상승하며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로화도 달러당 1.0724유로로 지난 10주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달러화는 서머스장관의 강한 달러 지지 발언의 영향으로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117엔대까지 반등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관계자들은 그러나 달러화 강세 반전이 투자자들이 단기 포지션을 조정하는 기술적인 거래 때문이라며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화가 117.5엔에 도달하면 강한 기술적인 저항에 직면하고 118엔을 넘어서면 일본의 수출업자와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내다 팔아 엔화를 다시 강세로 돌려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국제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를 떠나 일본이나 유럽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미국이 인플레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기 보다는 향후 주가하락으로 인해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 증시에 투자된 외국자금들이 향후 달러화 약세를 우려해 서둘러 투자자금을 빼나갈 경우 증시 하락과 달러 약세가 상승작용을 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미국이 강한 달러를 주장하는 이유가 국제금융시장의 급격한 동요을 막기 위한 정략적인 발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 무역적자 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달러화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급격한 달러화 약세가 자칫 투자자들의 이탈로 인한 미 증시의 폭락으로 이러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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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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