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날선 특검 공방 … 민생은 먼 곳에

김상용 기자 <정치부>



여야는 연초 대표연설을 통해 의원 특권을 내려놓고 고품격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달 초 여야는 2월 국회를 앞두고 중점 처리 법안을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기초연금법과 북한 인권법, 경제활성화 법안을, 민주당은 영유아보육법 개정, 프랜차이즈법 등을 국회에서 반드시 입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말 특검과 경제민주화·경제활성화 법안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면서 새해 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킨 것을 반성하듯이 정치를 바로 세우고 앞으로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러나 여야는 최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오자 약속이나 한 듯이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또다시 정치공방을 이어가는 중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수사를 방해받고 외압에 굴복해 무죄 판결로 이어졌다며 특별검사 도입만이 잘못된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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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민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 사법부의 권위를 뒤흔드는 시도라고 규정하고 "특검에 대해 꿈도 꾸지 말라"고 반박하며 이 문제에 관한 한 민주당과 정면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이 같은 여야 대치의 끝이 2월 식물 국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공방 속에 여야가 각각 약속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와 민생은 어느새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2월 국회의 주요 입법은 상당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국민은 설 민심의 준엄한 요구에도 지난해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진행되는 2월 국회를 보고 어떻게 평가할까. 여야가 추진 중인 '손톱 및 가시 뽑기 특위'(새누리당)와 '을(乙)을 지키는 길'(민주당) 활동에 대해 오히려 정치권을 손톱 밑 가시와 오만한 갑(甲)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이제 누가 먼저 특검 이슈를 내려놓고 일하는 국회, 품격 있는 국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느냐의 선택만 남은 듯 보인다. 정치를 혐오하는 국민 정서 수준으로 볼 때 여야 정치권에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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