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박원배 특파원】 세계 자동차산업의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제57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9일 현지에서 개막됐다.오는 2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모터쇼에는 현대, 대우, 쌍룡, 기아 등 국내업체를 비롯 세계 41개국 1천여개사가 참가했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는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김석준 쌍용그룹회장, 김선홍 기아그룹회장, 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 등 자동차업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우자 경차 「M100」 첫선
대우자동차가 내년초 국내에 판매할 예정인 미니밴형 경승용차 M100(프로젝트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다.
대우는 제57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프레스데이 첫날인 9일 모터쇼 전시장 인근 「로프트 하우스」에서 김우중 그룹회장, 김태구 자동차회장 등 임직원과 해외언론인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M100 미드나잇 쇼」 행사를 갖고 M100을 공개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국내시판 전에 해외에서 신차를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D’ARTS」란 이름으로 공개된 M100은 기본모델과 역동적 이미지의 「M100 스포츠」, 고전적 이미지를 풍기는 컨셉트모델 「M100 스타일」 등 3가지 모델이 선을 보여 시선을 모았다.
M100은 대우가 티코에 이어 경차시장 확대와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 95년말 개발에 착수한 독자모델로 곡선미를 갖춘 외관에 승용감각의 운전편의성과 안전성, 다용도성을 겸비한 다목적형 경차다.
특히 배기량 8백㏄ MPI 방식의 신형엔진을 장착해 동급최대의 성능을 발휘하며 듀얼 에어백, ABS 등 첨단 안전사양을 갖추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연료탱크를 장착하는 등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고 대우는 설명했다.
대우는 M100을 내년초부터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며 경차라인을 이원화, 티코도 2000년까지 계속 생산해 판매키로 했다.
◎김선홍 회장 일문일답/“경영 정상화후 물러나겠다”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은 9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놓고 물러나겠다』고 말해 회사의 경영을 정상화시킨 후에 물러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가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계획을 밝혔는데.
▲조사해 본 결과 정부의 지원발표 뒤에도 은행들이 거의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오는 29일 이후 기아를 부도처리한다는 얘기가 정부와 채권단으로부터 나오는데 어떤 은행이 어음을 결제해 주겠는가.
퇴진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오래할 생각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놓고 물러나겠다. 가시덩굴에 쌓여있는 젊은 경영진들을 밀어준 뒤 나는 가시덩굴에서 희생하겠다.
정부와 채권단 등이 납득할만한 어떤 조치를 내놓을 계획은 없는가.
▲16만명의 종업원에 1백40개국에 4천개의 딜러를 갖고 있는 거대기업이 어떻게 계획이 없겠는가. 있다. 그러나 계획을 먼저 밝히면 반드시 실패한다. 「미국의 위기」로 표현된 크라이슬러 위기때보다 기아자동차가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실사단의 실사결과는.
▲실사단 스스로가 놀라고 있다. 한보사태 이후 실사를 엄격하게 하는데 기아는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안다.
경영정상화 전망은.
▲우리에게 맡겨두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흔들기·쥐어박기 등 간섭이 장애물이다. 단적인 예로 남들은 15억∼20억달러를 해주는 인수조건부 DA(환어음)를 우리는 왜 5억달러로 제한하며 그나마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가.
회장직 고수를 욕심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노조, 임직원, 협력업체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그리 능력이 있는가. 나의 현재 입장은 해외사업, 자금지원 등 여러가지 협력을 하고 있는 파트너들이 현직고수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가경제를 위한 것으로 봐달라. 개인적 욕심은 전혀 없다.<프랑크푸르트=박원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