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20대는 도전정신이 부족하다고?

"요즘 젊은이들은 도전정신이 너무 부족하다." 기성세대가 안정적 삶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나무랄 때 자주 하는 말이다. 일부 정부 인사들도 이와 비슷한 말을 빈번하게 한다. 젊은이들은 이런 책망을 부정하지 않지만 그 이면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항변한다. 과감하게 창업을 택하더라도 활로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벤처 붐이 활발하던 1990년대 중반의 20대와 지금의 20대는 처한 환경이 너무나 다르다. 현재 국내 정보기술(IT)업계를 주름잡는 NHNㆍ다음ㆍ넥슨ㆍ엔씨소프트 등은 1990년대 중ㆍ후반에 설립됐다. 이들 업체의 창업자들은 1967년 혹은 1968년에 태어나 사회에 발을 내딛을 무렵, 벤처 붐이라는 호재를 만났다. 그들이 벤처를 시작할 때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투자자금이 넘쳐났으며 게임ㆍ포털 등의 사업 부문이 막 태동하던 시기였다. 투자 유치는 어렵고 IT사업 대부분이 안정세에 접어든 2011년의 20대와는 시작부터가 달랐던 셈이다. 그나마 스마트폰 도입으로 조성된 새로운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20대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시장 또한 국내 대형 업체들의 각축장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던 모바일 게임시장에는 넥슨과 NHN이 뛰어들었으며 '카카오톡'으로 대중화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다음과 NHN이 각각 '마이피플'과 '네이버톡'으로 시장 장악에 한창이다. '포스퀘어'로 유명한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기존 포털 외에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와 같은 이동통신사까지 끼어들어 창업 아이템 찾기도 쉽지 않다. 이렇듯 지금의 20대가 창업을 꺼리는 까닭은 위험은 크고 성공의 열매는 불투명한 환경에서 내린 합리적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20대에게 무작정 도전정신만 강조하는 정부 일각의 목소리는 수익이 낮은 사업에 투자만 종용하는 무책임한 거간꾼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정부는 20대의 부족한 도전정신을 탓할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움츠러들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벤처는 도전정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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