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전력의 해외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근 한전 해외사업본부 부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 매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해외 매출이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증권 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 한전의 예상매출(연결기준) 58조3,000억원과 비교해 약 7%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한전은 오는 2020년까지 해외사업에서 전체 매출액의 20%인 16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매출액을 보면 UAE 원전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약 2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한전 전체 해외매출에 육박하는 금액을 올해 UAE 한 곳에서 따내는 것이다.
전통적 발전 사업인 화력발전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02년 필리핀에서 준공한 일리한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 과정에서 미국수출입은행(USEXIM)과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으로부터 5억4,300만달러의 차관을 들여왔는데 4월 이를 전액 상환했다. 운영권 보유 계약 만료가 오는 2022년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8년 동안은 벌어들이는 수익금 전액이 모두 한전의 주머니로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건설·운영 후 인도(BOT)방식으로 2002년 10월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간 일리한 복합화전은 한전의 해외 진출 1호 프로젝트다. 한전 관계자는 "일리한 화전은 지난해 현재 누계 매출이 1조6,324억원에 달하는 한전의 대표 사업장"이라며 "앞으로 한전 부채 감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에 몰려 있던 사업현장도 중국·중동·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한전이 벌이고 있는 해외 사업은 20개국 37개 프로젝트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서 1,200㎿급 석탄화력 사업을 수주했고 중국 국영전력사인 대당집단과 풍력사업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누적되는 적자로 한전의 골칫거리였던 중국 산시성 풍력발전소의 경우 2012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해 장차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한전은 내다보고 있다.
신규시장 확대와 수익성 회복에 따라 한전의 해외 매출은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UAE 1호 원전이 완공되는 2017년이 되면 원전시장에서 본격적인 '글로벌 플레이어(global player)'로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UAE 원전 수주 당시 한전 본사 지하에 한전·두산중공업·현대건설 실무진 등이 동시에 일하는 '워룸'을 꾸며 업무 대응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인 경험이 있다"며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2017년 이후 본격적인 해외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