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 밀월 중·러 영토분쟁 '한 배' 타나

중, 러시아에 '日과 분쟁지역 상호지지' 물밑 타진

아베는 극동개발 경협 내세워 푸틴 마음잡기 안간힘

소치올림픽 시진핑·아베 정상외교 격전장 될 전망


신(新)밀월관계를 형성한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영토분쟁에서 '한배'를 탈 가능성이 불거졌다. 중국이 러시아에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에서 서로 편을 들어주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반면 일본은 극동개발 경제협력을 내세워 러시아가 중국 편을 들지 못하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어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소치동계올림픽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섭하기 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치열한 외교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6일 중국이 러일 영토분쟁 지역인 북방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을 승인하는 대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 분쟁에서 중국을 지지해줄 것을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일영유권 분쟁에서 러시아와의 공조를 노린 중국의 제안은 센카쿠 인근 지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로 중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 2010년에 시작돼 지금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러시아 측에 1964년 이래 유지해온 북방영토가 일본 영토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뒤집을 수 있다며 러시아 측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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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러시아는 "북방영토 문제는 러시아와 일본이 협의할 것"이라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마이니치는 러시아의 핵심 성장전략인 극동개발에 일본의 경제협력이 필요한데다 센카쿠 문제에 섣불리 개입할 경우 일본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도 크게 악화될 수 있어 중국 편을 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나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고 동북아에서의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러시아와의 경제외교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경제협력과 별도로 영토 문제에서는 일본과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향후 러시아의 행보를 섣불리 낙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내년에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영토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이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는 일본과의 영토분쟁에서 '쌍방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선에서 정상 간에 의견일치를 보고 있으며 중국과는 센카쿠나 북방영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영토보전에 관한 핵심적 이익을 상호 지지한다"는 공동 성명을 낸 상태다.

이처럼 러시아가 중일 간 갈등구도에서 최대한 자국의 실리를 추구하며 줄타기 외교를 이어가는 가운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해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중일 양국의 외교전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소치올림픽은 중일 정상외교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에 도착한 시 주석은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새해 첫 해외 순방지로 러시아를 선택했으며 아베 총리는 불과 1년여간 푸틴 대통령과 다섯번째 정상회담을 열게 됐다.

양국 언론들도 각각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5일 시 주석의 올림픽 방문은 "양국의 특별한 유대관계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양국 정상들의 노력에 힘입어 중러 관계는 성장을 위한 막대한 잠재력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8일 열리는 러일 정상회담에서 오는 3월 도쿄에서 러일 투자포럼을 개최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우호친선과 다양한 분야의 협력관계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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