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 자동차업계/미 레저차시장 공략 박차

◎도요타 3분기수출 전년비 36% 늘어/혼다 등도 미현지 생산라인 대폭 증설/시장규모 급성장따른 ‘거점확보’ 전략일본자동차업체들이 미국 자동차시장의 노른자인 레저차시장에 대한 공략을 가속화하고있다. 최근 미국의 레저차시장이 두자리의 고속성장을 구가함에따라 이 유망시장에 늦기전에 터를 잡으려는 일본업체들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대미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최대자동차업체인 도요타가 「4러너」등 레저차수요에 힘입어 지난 9월 끝난 3·4분기에 대미수출이 전년동기비 36% 상승한 11만4백대를 보였다. 닛산도 레저차 「패스파인더」가 매출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9월 대미수출이 30% 증가했다. 올들어 수출부진을 보였던 혼다는 일본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레저차 「CR­V」의 수출을 올해말 계획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CR­V가 2만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에 혼다측이 자체 예상하고 있는 내년도 5만대의 북미판매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이같이 레저차 수출에 전력을 쏟고있는 것은 일본업체들이 현재 미국에 짓고있는 현지공장에서 본격 양산체제에 들어가기 앞서 미리 시장기반을 다지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현재 건설중인 공장이 완공되는 99년 미국현지 생산량이 지금보다 30만대 늘어난 연 1백20만대로 보고있으며 혼다도 미온타리오에 구축중인 레저차 생산라인이 완료되는 99년에는 연 84만대로 14만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업계전문가들은 급성장하고있는 레저차시장을 미국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하기전에 공세적인 수출전략으로 시장거점을 확보키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미 자동차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또다른 요인은 지난 18개월간 꾸준히 이어져온 달러화 강세기조. 엔화약세로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되살아나고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간 국내경기 침체와 엔고로 이중고를 겪어왔던 일본자동차업체는 꾸준한 비용절감을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환율이 1백10엔대를 웃돌고있다. 이 수치는 일본업계가 수출시 이익을 보기 시작하는 손익분기점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닛산의 중역 타바타 테추오씨는 『현재 수출모델들은 90엔대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동안의 비용절감혜택을 톡톡히 보고있다』고 말한다. 일본업체들의 대미수출이 급증하자 벌써부터 미·일간 무역마찰의 우려가 흘러나오고있다. 지난 70년대 일본업체들의 승용차 대미 수출은 급격히 늘었고 80년대 들어서는 미국현지에 직접 공장을 가동하면서 본격판매에 나선 바 있다. 이제 일반 승용차에서 레저차로 품목만 바뀌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국업계의 마찰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일본업체들은 비옥한 미국의 트럭과 레저차 시장에서 아직은 덩치작은 경쟁자이다. 일본자동차제조협회 통계에 따르면 미국내 일본업체의 일반승용차 점유율은 30%인 반면 트럭과 레저차시장은 10%를 약간 웃돌고 있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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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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