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한 차례 결정을 연기한 끝에 24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물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예상대로 NH농협금융지주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됐으며 농협은 단숨에 증권 부문 1위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우투증권이 농협의 품에 안긴 데 이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양·현대·KDB대우증권 등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증권업계의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우투증권을 포함해 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등 4개 패키지 매물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농협금융을 선정했다.
아비바생명은 개별입찰에 나선 키움증권이 높은 가격을 써냈지만 농협이 우선권을 포기하지 않음에 따라 그대로 농협이 가져가게 됐다.
농협은 우투증권 인수로 자기자본 규모가 4조3,400억원(올 9월 말 기준)을 기록하게 돼 대우증권(3조9,700억원), 삼성증권(3조4,500억원) 등을 제치게 된다.
지난 6월 취임 이후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왔던 임종룡 회장으로서는 지주의 사업구조를 은행·보험·증권으로 더욱 짜임새 있게 구축하는 계기를 잡았다.
농협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은 업계 네 번째 정도의 자산규모와 영업력을 갖추고 있지만 증권은 업계 10위권 밖이라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다"며 "증권 분야 강화로 은행·보험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헐값 매각 논란 속에 우투증권 패키지 매물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보류했다.
패키지 매물에 1조1,500억원을 제시한 농협의 승리가 확정적이었지만 우투증권에 대해서는 KB금융이 높은 가격을 써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사회의 배임 논란으로 불똥이 튄 끝에 결정을 미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