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주택시장 '미니 열풍' "작게 더 작게"

중대형 보다 자금부담 적고 환금성 뛰어나<br>60㎡ 이하 아파트·20㎡ 오피스텔 '불티'<br>24㎡ 잠실 아이파크 경쟁률 최고 139대1


'작게 더 작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택시장에 '미니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대형에 비해 자금부담이 덜하고 환금성이 뛰어난 소형주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60㎡(이하 전용면적 기준) 이하 소형 아파트와 20㎡ 안팎의 초소형 주택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래미안 도곡 진달래'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 초반으로 비쌌지만 전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특히 1가구를 모집한 59㎡형에 51명이 몰려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강남 지역이라는 입지조건이 뛰어났지만 중대형에 비해 자금부담이 적은 소형주택이라는 희소성이 높은 경쟁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초 분양한 '잠실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최고 139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전체를 24㎡의 소형으로만 구성했다.


소형주택의 인기는 거래량과 가격 변동률에서 확인된다. 온나라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 86만6,000여건 가운데 85㎡ 이하 중소형의 거래량은 67만7,000여건에 달했다. 20만건에 그친 중대형의 3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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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불황으로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형주택은 중대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의 85㎡ 초과 대형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0.16% 떨어졌지만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0.03% 올랐다. 서울의 경우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형 아파트의 하락폭이 중대형에 비해 적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주택시장이 투자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1~2인 가구가 늘면서 투자금액이 덜해 자금부담이 적은 소형주택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소형주택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고급 주택의 상징인 주상복합 아파트와 타운하우스도 소형화하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에 분양 중인 '서해더블루' 주상복합은 84㎡ 이하로 구성됐고 동부건설은 서울 중구 순화동에 43㎡의 초소형이 포함된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 분당의 '운중동 푸르지오 하임'과 용인의 '한보라마을 화성파크드림프라브'는 모두 전용 84㎡의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실속형' 타운하우스다.

건설사들은 소형주택이 인기를 끌자 중소형의 비중을 늘리는 한편 소형주택 브랜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현재 분양 중인 '역삼3차아이파크'는 전체 411가구 중 약 81%가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고 효창4구역을 재개발한 '쌍용예가'의 경우 총 187가구가 모두 전용 59~84㎡로 구성될 예정이다. '큐브' '플래티넘S' '쁘띠린' '자이엘라' 등 건설사들이 최근 1~2년 새 새로 선보인 소형주택 브랜드는 20여개에 이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구 분화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소형주택의 공급이 늘어나야 하지만 수요보다는 공급자의 사업성 위주로 공급이 이뤄지면서 미분양이나 공실 위험이 적지 않다"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60~85㎡와 85㎡ 초과 대형 평형을 적절하게 섞지 않을 경우 향후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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