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려되는 근로자의 가치관(사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가치관이 서구식으로 변화, 주목을 끌고 있다. 생활의 중심축이 「일」에서 「가족」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근로의욕도 낮아지면서 전직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대한상의는 지난해 국내 15개업종 근로자 1천여명을 대상으로 가치관 설문조사를 실시, 며칠전 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근로자들이 「일을 중시한다」는 비율은 38.8%로 5년전인 92년과 대비, 1.0% 포인트가 떨어졌다. 「가족 중심성」에 대한 비중은 32.1%로 1.3% 포인트가 높아졌다. 일도 중요하지만 레저도 필요하다는 응답도 비중이 높았다. 이같은 가치관 변화는 지난 91년의 미국(일 중심성 22%·가족중심성 39%), 독일(일 26%·가족 37%), 일본(일 33%·가족 37%) 등과는 아직 대비할 단계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특기할만한 내용은 「복권에 당첨되거나 뜻밖의 재산이 굴러들어왔을 경우」의 행태다. 「현재의 일을 그만두겠다」는 비율이 4.6%로 5년전(1.3%)에 비해 크게 늘었고 「다른일을 하겠다」가 56.0%(56.8%)나 됐다. 반면 「계속하겠다」는 39.4%(39.1%)에 머물렀다. 10명중 6명이 현 직장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일본은 「같은 일을 계속하겠다」는 응답자가 56%나 돼 우리와는 정반대였다. 마침 「현대경제사회연구원」도 전직과 관련, 최근 전국직장인 9백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직장인 가운데 현 직장에서 정년까지 근무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1.0%에 그쳤으며 27.2%는 직장이나 직종을 바꿀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이같은 성향은 젊은층일수록 두드러져 20대는 46.2%, 30대는 39.6%나 됐다. 전직예정자 10명중 7명(67.7%)은 희망직종으로 자영업을 선호했다. 근로자들의 이같은 가치관 변화는 해가 갈수록 그 템포가 빨라질게 틀림없다. 특히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한 직장 개념」도 사라졌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작업동기 유발도 힘들게 됐다. 사용자들의 성실하고 투명한 기업정신이 요구되는 때다. 근로자들도 마찬가지다. 나라도, 기업도 어려운 상황하에서 개인주의적인 가치관 팽배는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개발의 연대, 70년대의 부지런함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