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 경영 퇴진으로 정몽구회장이 본격적인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鄭회장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인수한지 불과 하루만에 경영핵심부서에 자신의 사람을 전격적으로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자동차는 또 오는 12일께 이사회를 열어 정몽구회장을 대표이사 회장 겸 이사회의장에 선임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외부에 비쳐지는 경영권분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인맥 구축= 현대자동차 경영일선에 전면으로 부상한 인물로는 이계안 사장과 이전갑 부사장, 김원갑 전무를 들 수 있다.
이계안사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경영전략팀장에서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 사장에 전격 임명되지 불과 3개월만에 현대자동차의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로 부상했다. 李사장은 기획조정실, 홍보실, 전략구매본부, 지원본부, 재경본부, 업무개설실 등 핵심파트를 모두 맡아 3명의 사장중에서 역할이 가장 크다.
이전갑부사장은 현대건설출신으로 올초 인사에서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 부사장에 임명됐다. 정주영 명예회장 비서출신으로 통합구매실장을 역임했던 李부사장은 구매분야에서는 현대그룹내에 독보적 존재로 알려져왔으며 금강산사업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재경본부장에는 현대산업개발 재무팀장 김원갑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면서 임명됐다. 재경본부장은 재무와 회계, 경영분석, 원가기획, 할부금융 등을 담당하는 자리로 안살림을 꾸려가는 핵심요직. 재경본부장은 그동안 정세영명예회장측 인사가 도맡아왔다. 종합기획실에 오래 근무한 인연으로 이계안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김원갑전무는 이계안사장과 함께 40대기수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번 인사로 현대자동차는 정몽구회장을 주축으로 이계안사장-이전갑부사장-김원갑전무로 이어지는 직할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이전갑부사장은 인사를, 김원갑전무가 돈줄을 장악했다. 주요라인에서 정세영색채를 완전히 걷어내고 정몽구사람으로 물갈이를 한 셈이다.
이와함께 정몽구회장은 5일께 후속 임원급 인사를 단행, 분위기를 쇄신할 계획이다.【연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