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헬스&굿라이프] 수제등산화 '알퐁소' 만드는 김택규씨

이 시대에는 어쩐지 낯선 장인이란 명칭도 그에겐 전혀 어색한 것이 아니다. 어느 틈엔가 그의 이름 앞에 자연스럽게 붙었다. 30년 가까이 등산화를 만들어온 그의 고집스런 노력이 그를 수제 등산화의 장인으로 만들었다.30년전 김씨는 청량리에서 제일 큰 양화점을 운영했다. 단기간의 이익에 급급, 기술도 없이 품질을 뒷전으로 생각하다가 5년만에 문을 닫았다. 실패에 큰 상처를 안고 방황하기도 했지만 천주교 신부가 건네준 외국 유명 등산화를 보고 최고의 명품 등산화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결국 다시 구둣방 직공으로 들어가 기술을 배워 지금의 알퐁소라는 가게를 차렸다. 등산화란 1·2년 신다가 싫증나면 버리는 그런 흔한 신발이 아니다. 겉모습만을 생각해서 유행에 맞춰 구입하는 신발은 더더욱 아니다. 『좋은 등산화는 예술작품과 같아서 10년이 지나고 20년이 가도 변함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빈말이 아니다. 金씨는 자신이 만든 등산화에 대해 10년동안 보증을 해놓고 있다. 그만큼 품질면에서 자신있기 때문이다. 창갈이 외엔 모두 무료다. 지금도 그의 가게에는 손때가 잔뜩 묻어있는 5년, 8년 된 신발들이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알퐁소 등산화를 신어본 사람들이라면 그 신발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이름깨나 날리는 사람들 중 그가 만든 등산화 하나 갖지 않은 사람이 드문 것도 그런 이유다. 한 켤레의 등산화는 재단하기, 재단에 맞춰 골격만들기, 통가죽을 골격에 맞추기, 바닥창 붙이기, 압축을 통해 통가축을 바닥에 붙이기, 뒷마무리 하기 등의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그의 부인 박춘자(朴春子·57)씨와 가업을 이어갈 둘째 아들(김문석·30)이 공정을 돕고 있다.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단하기라고 그는 말한다. 『재단을 정확하게 잘 해줘야 발에 불편함이 없고 오랜동안 산행을 해도 피곤하지 않는다』며 발에 잘 맞게 만드는 것이 고객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비법』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한달에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 지는 등산화는 150켤레 정도.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한 켤레가 만들어 지는데 보통 4·5일이 걸리기 때문에 몇켤레씩 공정과정을 묶어 제작한다. 이렇게 들어간 정성과 노력에 비하면 한 켤레에 11만원이라는 가격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일반 서민들이기 때문에 결코 비싼 신발을 팔 수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 『질에 있어서는 고가의 외제품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그에게 장인의 고집스러움도 느낄 수 있다. (02)921_8601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

관련기사



홍병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