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도자기 'FTA 날개' 달고 훨훨


찻잔 하나에 100만원, 화병 하나에 4,800만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값비싼 도자기들이 한-EU FTA 바람을 타고 유럽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한국도자기 청주공장은 FTA발효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는 현장, 바로 그 곳이었다. 장마가 한창인 지난 18일, 600여명의 한국도자기 직원들은 섭씨 1,300도가 넘는 가마가 내뿜는 열기를 잊고 생산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2개월 동안 50만 피스가 넘는 유럽행 도자기의 선적날짜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한국도자기의 ‘프라우나(Prouna)’를 비롯해 덴마크, 영국 등 유럽 유명 도자기업체에 납품되는 도자기들이 끊임없이 새 옷(전사지)을 입고 가마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4월 영국 해로즈 백화점에 프라우나 단독매장을 여는 등 유럽프리미엄 도자기 시장 공략에 힘써왔던 한국도자기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문자가 원하는 디자인의 도자기를 제작해주는 맞춤(커스터마이징) 제품의 판매금액은 전체 유럽 수출액의 15%를 차지할 만큼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프랑스 하빌랜드(Haviland), 독일 로젠탈(Rosenthal), 영국 로얄크라운더비(Royal Crown Derby) 등 유럽의 경쟁업체들과 달리 대량 주문이 가능하면서도 품질에는 손색이 없도록 생산시스템을 정비해 틈새시장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범석 해외영업부 차장은 “맞춤 제품은 개당 수천만원에 이르지만 유럽 귀족이나 중동 왕족들이 다이아몬드 등 화려한 보석으로 가문의 문장을 넣어 주문하는 등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12%에 이르는 관세 마저 사라져 한국도자기는 유럽 공략의 날개를 달게 됐다. 고가도자기는 전문 딜러들이 제품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로 유통된다. 이 때 관세가 사라지게 되면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판매가격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딜러들의 사입가격은 낮아지게 돼 제품을 팔았을 때 마진율이 높아진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도자기는 2~3년 내 전체 수출액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5%에서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뜻밖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50%이상 늘어난 매출액 800억원 달성과 흑자 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도자기는 올해 1월 국내에도 프라우나영업부를 신설해 국내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기존 한국도자기 대리점 외에 기프트숍, 편집매장 등으로 유통망을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제품개발과 홍보로 고급 선물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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