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피스·상가·토지

다시 돌아온 '강북 오피스 르네상스'

2018년까지 호텔 객실 공급… 강북 도심이 강남권보다 두배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공급도 최근 5년 강북 16개, 강남 2개

기업 임차인들도 강북으로 이동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강북 지역이 강남권을 제치고 서울 오피스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수도 서울의 중심지인 강북 도심이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서울의 중심으로 떠오른 강남을 다시 제치고 '강북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고 있는 것이다.

◇광화문을 선택한 '포시즌스 호텔'=강북의 부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오는 10월1일 개관을 앞둔 '포시즌스 호텔'이다. 캐나다계 유명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 호텔은 전세계 38개국에서 92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광화문을 골랐다. 이 호텔은 지하7층~지상25층, 연면적 6만1,727㎡ 규모로 317개의 객실을 갖춘 오성급 호텔이다.


포시즌스 호텔 관계자는 광화문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서울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가장 중심인 곳이 광화문이라는 점을 고려했고 또 이 지역에 기업들 본사가 많기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투숙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포시즌스 호텔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강북 도심권에 호텔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와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까지 강북 도심(CBD)에서는 총 4,554개의 객실이 공급될 예정이다. 반면 강남권(GBD)의 예상 공급 객실 수는 2,310개로 CBD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도심에 사무실과 인력이 다시 모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임차인들도 강남 떠나 강북으로 이동=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공급량을 보더라도 강북이 강남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지금까지 CBD 지역에 공급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은 스테이트타워광화문·타워8·디타워·그랑서울 등 16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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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GBD 지역에 새로 들어선 프라임급 빌딩은 오토웨이타워·GT타워 등 단 2개에 불과하다. 내년에 공급될 예정인 프라임급 빌딩도 CBD 지역은 3개인 반면 GBD 지역은 1개다. 이처럼 CBD 지역에 신규 오피스 빌딩 공급이 집중되면서 강남을 떠나 강북으로 터전을 옮기는 기업들도 크게 늘었다.

세빌스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2·4분기까지 CBD로 자리를 옮긴 임차인은 모두 45개다. 반면 같은 기간 GBD로 옮긴 임차인은 절반인 25곳에 불과했다.

◇강남에 빼앗긴 패권 되찾은 강북=강북 지역이 오피스 중심지로 떠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1980년대 후반 올림픽이 열리던 시점이었다.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강남 지역에 신규 오피스 빌딩이 대거 쏟아지고 서울의 외연이 분당·용인·수원까지 확장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강남권이 부각됐다.

하지만 최근 강북 지역에 새 오피스 빌딩이 들어서면서 도심이 옛 명성을 되찾은데다 판교와 같이 강남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재가 생기면서 강북이 강남을 다시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광화문 흥국생명빌딩에 입주해 있는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주 고객인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과 금융 당국이 많아 외국계 IB는 애초부터 강남보다 강북을 선호했다"며 "강북의 유일한 약점은 건물이 노후화됐다는 점이었는데 최근 들어 새 오피스 빌딩이 많아 들어서 강남으로 옮길 이유가 더 없어졌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권의 약세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영향도 크다"며 "앞으로 제2 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서게 되면 강남 지역의 임차인들이 더 이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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