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거래되지 않는 장외종목의 인터넷 매매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대체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장외종목의 매매를 알선하는 인터넷 주식중개 사이트만도 올들어 20개 이상 늘어났으며 이들중에는 하루 주식거래대금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사이트까지 나타나고 있다.
온세통신, 한솔PCS, 드림라인, 한통프리텔, 삼성SDS, 쌍용정보통신, 교보증권 등 코스닥 등록이나 거래소 상장이 예상되는 유망종목들의 매매주문이 빠짐없이 올라 있어 이를 참조하거나 직접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형편이다.
인터넷 중개사이트 WWW.MVP.CO.KR과 VENB.CO.KR을 운용하는 김해동(金海東) 미래벤처 대표는『하루 조회건수가 3만건에 달하는 등 장외거래 투자의 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20대와 30대를 주축으로 인터넷 장외시장 투자자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 거래량이 앞으로 급증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두사이트는 지난 6월18일 처음 생긴이후로 유료 회원이 하루 수백명씩 불어나 현재 총회원수가 1만명에 달하며 하루 거래대금이 수십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 중개 사이트들은 법적인 거래기능이 없어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고 매매당사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 대신 구체적인 매매정보를 원하는 투자자로부터 별도의 회비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사이버 장외시장의 거래가 늘어나자 참여를 희망하는 일반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지분을 팔아야 하는 일부 대주주들이 직접 주식매도주문을 냈으며 일부 기업은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공개할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아직 시장 개설 초기 상황이라 호가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맹점을 제외하면 제도화되지 않은 사채(私債)시장 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부증권 투자분석팀의 장영수(張寧洙) 대리는 『장외거래는 그동안 사채시장이나 지점중심으로 몇몇 큰손들만이 참여해왔다』며『인터넷 장외거래의 활성화는 소액 투자자들이 대체투자수단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대 못지 않게 호가조작 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도 우려돼 제도적인 보완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사이트들이 사설 게시판 형태로 운영되는 것에 불과하다며 불공정 거래나 호가조작 등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할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강용운
기자DRAG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