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은행 부실대출 리스크 금융위기 전 서구보다 심각

중국 부실 전문가 경고 "글로벌 경제 타격 줄 것"


"중국 은행산업이 안고 있는 리스크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서구 은행의 리스크보다 심각합니다."

'중국 부실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카슨 블록(사진) 머디워터스 창립자가 이 같은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금융비리 조사업체로 유명한 머디워터스는 2010년 창립 이후 중국 기업들의 허위 재무보고 등을 분석한 8건의 심층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이에 따라 4개 기업의 상장폐지와 6건의 당국 조사를 유도해 중국 기업 거품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록은 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일요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은행 시스템은 부실대출로 엉망이 돼 있고 은행들의 문제는 금융위기 전날 서구 은행들이 안고 있던 문제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시중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는 5,243억위안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0.7%나 급증했다. 이는 여섯 분기 연속 상승한 것이다.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금융의 규모도 2009년 말 8,410억위안에서 2011년 중순 현재 1억7,148억위안으로 두배 이상 불어났다.

관련기사



이날 블록은 중국 은행 시스템 문제가 중국 전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은행들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정부가 돈을 찍어 지원해줄 것이고 이는 중국경제 전체에 대단히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록은 "중국이 흔들리면 자원 기반의 신흥국가들과 호주ㆍ캐나다ㆍ뉴질랜드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더 이상 자원 수입을 예전처럼 늘리지 않는다면 자원 수출이 국가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들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에 막대한 원자재를 수출하던 중남미 국가들이 최근 대중수출이 주춤해지면서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블록은 1990년대 이후 연평균 10% 내외의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이 흔들릴 경우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블록은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중국 익스포저가 너무 높다고 경고해 주가급락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달 초 블록은 "SC가 시장이 믿는 것보다 더 많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SC와 반대로 투자하는 것이 수익을 내는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영국주식시장에서 주당 17파운드였던 SC 주가는 15파운드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블록은 "SC가 너무 성장에 집착해 위험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SC 측은 "우리의 대출은 대다수가 1년 이하 단기이며 탄탄한 자산이 뒷받침하는 글로벌 무역 등에 주로 이뤄져왔다"며 "블록이 주장하는 근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