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원고엔저 내수로 풀어야


엔저가 장기화되고 원화가 강세 기조를 보이는 원고엔저 현상의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해 우리 수출산업의 저력을 보여줬지만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대일 수출은 같은 기간 전년 동월 대비 8.8%나 감소했다. 농수산물의 대일수출 차질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 기업은 엔저와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2014년 3월 결산 예상 영업이익이 46.9% 증가한 1조9,400억엔으로 상향수정됐다. 2년 연속으로 7,00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던 파나소닉은 올해 2,700억엔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전했던 일본 전자산업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달러당 90엔대 후반 수준에서 주춤한 엔저현상이 다시 가속화될 경우 우리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수출환경 나빠져 日추월전략 차질


물론 엔저현상이 1달러당 100엔대를 크게 넘어 가열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엔저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과거 엔고를 전제로 했던 우리 산업의 발전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할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산업은 철강ㆍ조선ㆍTVㆍ자동차ㆍ반도체ㆍLCDㆍ화학 등 많은 산업 부문에서 일본 기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한 후 우리 기업이 엔고현상을 기반으로 추격을 거듭, 일본 기업을 능가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금 이 같은 엔고를 이용한 추격자 전략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일본 등 선진국 기업과 처음부터 경쟁하면서 신제품ㆍ신사업을 개척하면서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 것이다.

관련기사



아베노믹스는 이러한 기업의 제품ㆍ서비스 개발 및 혁신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국가전략특구 등에서의 규제완화, 과학기술의 고도화를 통한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 그린ㆍ스마트 인프라 재구축 등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글로벌 도시 도쿄의 재생과 인프라 재구축에도 나서 산업재생, 신성장전략의 강화에 활용하려 하고 있다. 도쿄는 올해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45개가 소재해 18개인 미국 뉴욕을 능가하는 글로벌 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기차(EV) 등 친환경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도시 기능을 재생ㆍ고도화함으로써 창조적 글로벌 인재나 첨단기업의 유치 및 육성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중소기업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관광안내 등을 위한 서비스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친환경 산업 등 내수 위한 투자부터

우리나라는 이러한 아베노믹스의 방향을 주시하면서 차세대 제품 및 서비스의 혁신전략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 추세를 감안하면 차세대 제품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가 결합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그린ㆍ스마트 인프라를 통한 도시재생 등과 연계되는 형태의 미래형 산업육성 등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세대 혁신제품이나 비즈니스는 수출시장 개척을 목표로 해야 하지만 혁신 초기에는 인프라를 포함한 내수 기반이 중요할 것이다. 따라서 내수 확충을 위한 투자를 산업 및 수출 경쟁력 강화와 연계시키는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가 도쿄올림픽과 성장전략을 연계시키고 있는 바와 같이 내수 부양, 산업 및 기술경쟁력 강화, 새로운 제품 및 산업 창출을 지향하는 범국민적인 이벤트를 추진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