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캐나다 정상회담] FTA 뿌리 위에 에너지·자원 협력 … 창조경제 열매 맺는다

태양광·2차전지 기술 교류… 북극 공동개발 합의

항공자유화협정으로 운항횟수·노선 제한 없애

재보험 제3국 공동 진출·민간경협위 재개키로

캐나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오타와 총독 관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앞서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 스티븐 하퍼 총리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다. 로린 하퍼(왼쪽부터) 총리 부인, 하퍼 총리, 박 대통령, 존스턴 총독, 샤론 존스턴 총독 부인. /오타와=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발표한 경제협력 내용은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튼실한 ‘뿌리’로 삼아 에너지ㆍ자원ㆍ과학기술ㆍ북극개발ㆍ산림개발 등의 분야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1회용으로 끝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것보다는 미래성장 기술에 대해 공동개발과 협력을 통해 양국 경제의 정책목표인 ‘스마트경제’와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실질적인 마중물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캐나다는 원료, 에너지, 농축산업에 비교우위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제조 및 가공산업에 우위를 보이는 등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상호협력의 시너지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에너지분야 기술이전=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미래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셰일가스와 오일샌드 분야 기술을 캐나다로부터 이전 받기로 합의한 것이다. 캐나다는 우리보다 셰일가스는 4~6년, 오일샌드 분야는 2~3년 기술이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에너지기술평가원과 캐나다 정부는 에너지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캐나다가 보유한 선진기술을 우리 정부나 기업과 공유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번 순방기간 중 제1차 관련 세미나를 열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에서 2차 세미나를 개최해 관련기술을 본격 논의하기로 했다.

반대급부로 우리나라는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청정 에너지 기술을 캐나다와 공유하기로 했다. 결국 우리는 스마트그리드, 전력저장장치 등 정보통신(IT)을 활용한 에너지 신산업 기술을 캐나다에 제공하고 캐나다는 셰일가스 등 비(非)전통 에너지원 개발기술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2차전지 기술에 대해서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성과를 도출했다. 캐나다가 강점을 지닌 전해질, 음극 등 소재분야 원천기술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우리는 캐나다에 제조기술을 주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2차전지 국산화율이 51% 수준에 그치고 있고 핵심소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재 국산화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되는 셈이다. 전자부품연구원과 세계 최대 수력발전기업인 하이드로퀘벡간 기술교류 MOU가 체결됐다.


소규모 지역 내에서 자체 전기를 생산ㆍ소비하는 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l) 분야에서도 기술교류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 제주도내 가파도 실증사업을 거쳤으며 2015~2017년 동안 1,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울릉도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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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북미 시장은 지난해 21억 달러에서 2020년 100억 달러까지 시장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우리와 전력계통이 다른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사업 추진경험이 풍부한 캐나다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캐나다 배전회사인 파워스트림사와 MOU를 체결해 온타리오주(州)에서 한전의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캐나다 배전체계에 적용하는 실증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북극 개발ㆍ항공자유화협정 체결=기술교류에 이어 캐나다가 지리적으로 이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북극개발이 대표적이다.

양국은 극지연구소간 MOU를 맺어 북극 지역의 지질, 자원 등에 대한 공동조사 및 탐사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북극지역 본격 개발시 자원확보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캐나다는 북극 연안국으로 북극이사회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북극 국제 공동허브’구축을 목표로 북극 연구기지를 설립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캐나다 연구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캐나다의 우수한 인력과의 교류를 통해 선진 북극개발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양국간 항공자유화협정도 정식으로 서명됐다. 이에 따라 양국간 운항하는 항공편의 운항횟수 및 노선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게 됐다.

금융분야에서는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재보험 협정을 맺었다. 무역보험공사와 캐나다 수출보험공사간 MOU를 맺어 양국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제3국 프로젝트에 대해 재보험 형태로 원활하게 금융지원을 하게 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워털루대학간 MOU를 체결해 양자융합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창업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학생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기업들이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03년 이후 중단된 민간경협위원회도 이번 FTA 정식서명을 계기로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전경련과 캐나다 상공회의소가 정기적인 민간 경제교류 기반을 구축하고 양국 경제인간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산림청과 캐나다 천연자원부도 산림협력 MOU를 체결하고 산림경영, 산림생물다양성 보전, 대형산불 예방, 산악기상 연구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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