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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4일 탕자쉬안 전 중국 국무위원과의 접견에서 “중국의 입장은 한국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과 상응하는 점이 많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탕 전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중국 등 국제사회가 일관된 공통의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회담에 대해 “(남북대화) 형식이 상대방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만큼 (형식이) 내용까지 지배할 수 있다”면서 “남북간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중미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함께 표시하고 양국간 신뢰와 협력을 다짐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탕 전 국무위원은 “한중 정상회담은 최근 중러, 중미 정상회담과 함께 중국에 가장 중요한 3대 정상회담 중 하나”라면서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ㆍ안정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일치된 인식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핵 보유 정책이나 핵실험은 중북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남북당국회담 무산으로 북한과의 직접 대화가 힘들어진 만큼 이달 말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고 김정은 정권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동참시키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가 중국인 만큼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이 이틀간의 ‘무(無)일정’을 깨고 이날 탕 전 국무위원을 청와대에서 면담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사전 의제조율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면담에서는 ▦북한 비핵화 ▦신뢰 프로세스 가동 ▦6자 회담으로 북한 유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남북당국회담 무산으로 야기된 남북관계 경색을 해결하고 국제사회의 협조를 유도하기 위해 ‘군불때기’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과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와 회동한다. 이번 회동에는 미국측 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일본측 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한다. 조 본부장은 18일부터 3일간 워싱턴 DC에 머물면서 6자 회담 파트너를 비롯한 미국 주요 인사들과 접촉할 예정이다. 한ㆍ미ㆍ일 3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간 만남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으로 북핵 문제를 최우선 어젠다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