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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입 속의 보물, 치아 이야기

충치 신경치료 실패했을땐 치아 뿌리 주변 치료하는 치근단 수술 고려해볼 만


치아는 하얗고 단단해 보이지만 안에는 여러 겹으로 돼 있는 양파와 비슷하다. 치아의 겉은 사람 몸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인 법랑질이고 그 안에는 상대적으로 무른 상아질이 존재한다. 가장 안쪽에는 신경과 혈관이 들어차 있는 '치수'가 자리잡고 있다. 마치 굳건한 성벽인 법랑질과 상아질이 중요하지만 깨지기 쉬운 보물인 치수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입안에 있는 세균이 좋아하는 단 음식을 먹고 양치질을 소홀히 하면 성벽에 적들이 침입하기 십상이다. 바로 충치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방치했다가 치과를 가면 단순히 때우는 치료단계로 끝나지 않게 된다. 충치가 치수까지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흔히 신경치료가 요구된다. 신경치료는 곪은 치수 부위를 제거하고 소독한 뒤 약재로 채워 치아를 계속 쓸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모든 시술이 그렇듯 100%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조사 결과 성공률은 80~90% 정도 된다. 첫 신경치료가 불완전해 다시 치료를 할 경우 성공률은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치근단 수술이다. 치근단은 치아 뿌리 끝을 일컫는 말이다. 일반적인 신경치료가 치아 머리 부분에서 뿌리 쪽으로 진행된다면 치근단 수술은 잇몸을 절개하고 들어가 뼈를 제거해 아래쪽 뿌리를 노출시킨다. 그런 후 주변의 병든 조직을 치료하거나 뿌리 끝을 잘라내는 과정을 거친다.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뿌리 끝을 다듬는 작업이 끝난 후에는 마무리를 한다. 치아 뿌리 끝 중심부에 구멍을 낸 다음 충전물을 채워 넣어 완전히 막는다. 만약 염증 부위가 넓어 뼈에 구멍이 크게 생겼다면 뼈 이식을 하거나 뼈 형성을 돕는 약제를 넣어주기도 한다. 치근단 수술은 말 그대로 '수술'이기 때문에 일반 신경치료보다 치료 후 통증이나 불편함이 심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치근단 수술을 통해 신경치료에 실패한 치아라도 뽑지 않고 그대로 유지가 가능하다. 치아 뿌리가 비정상적으로 굽었거나 그 안이 좁아져서 완벽한 신경 치료가 어려운 경우 및 예전에 충치가 심해 기둥을 세워 넣는 치료를 받아 빼내기 쉽지 않을 때도 행해진다. 이런 수술은 신경을 건드릴 수도 있고 주변의 복잡한 혈관과 해부학적 구조물들 때문에 제약이 많다. 상황이 어려운 경우에는 치아를 조심스럽게 뽑아서 치아뿌리 부분을 절제한 뒤 뿌리 끝 충전을 시행하고 다시 심어주기도 한다. 신경치료에 실패한 다음에는 무조건 치아를 뽑아야 한다고 단정짓지 말자. 임플란트가 획기적인 기술임에는 틀림없지만 본래의 내 치아보다는 못하다. 임플란트는 어떤 치료로도 회생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치아가 많이 안 좋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치근단 수술, 치아 재식술, 자가치아 이식 등 내 치아를 살리는 여러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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