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대차이를 좁히는 방법/송문수(기업인 문화칼럼)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놀이동산이나 관광지에 같이 다녔지만 머리가 조금 커진 뒤부터는 여간해서는 따라 나서지 않는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다 하는 학교 시험때문에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다 강권이라도 발동하면 억지 춘향격으로 따라 나서기는 하지만 얼굴이 펴지는 법이 없어 언제부터인가 가족 나들이가 뜸해져 버렸다.이유는 간단하다. 여가를 보내는 방법에 있어 세대 차이가 너무 커서 어른이나 아이나 서로의 눈치를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도 같은 것을 보고 음식도 같은 것을 먹으려면 어느 한 쪽이 아무 것이나 좋다고 해야 가능하다. 그런데 한 가지 같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외출이 있다. 클래식음악 공연이나 뮤지컬, 그리고 수준있는 전시회 등은 같이 외출하여 관람하고 즐거운 식사까지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전통의 예술이 지닌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매력때문이 아닌가 한다. 혹시 자녀들과의 거리가 자꾸만 멀어져 가는 듯한 느낌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방법을 권해드린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같이 공감하고 또 관람 내용에 대한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어릴 때부터 이러한 경험을 가지고 자란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훨씬 더 가치있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20대부터 60대까지 같이 근무하는 직장에서 우리가 항상 화합을 강조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조직의 화합을 위해서도 부서나 회사의 전원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클래식 음악회나 무용·연극·뮤지컬 등을 단체로 관람하는 방법을 택해 보면 어떨까. 며칠전 어느 대기업의 사원과 가족을 위한 음악회에 행사 진행의 임무를 가지고 동참할 기회가 있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10대들의 댄스음악은 아니고)이 적당히 어우러진 음악회였다. 모든 가족들이 즐거운 한때를 가졌음은 물론이고 한가족이라는 공감대가 더욱 강해졌으리라고 믿는다. 개성과 다양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보편적인 감동을 바탕으로 화목과 화합을 도모하는 좋은 방안으로 문화예술의 현장에 함께하는 기회를 자주 갖기를 권해 본다. ◇약력 ▲49년 전북 전주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코오롱상사(주)이사 ▲코오롱유화(주)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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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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